정의선 회장 리더십, 현대차그룹 실적 호조와 올림픽 양궁 10연패 ‘두 토끼’ 잡아

현대차, 2분기 매출-영업이익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
세계 완성차업계 3위 거머줘...기아, 미국에서 전기차로 승부
정의선 회장, 한국양국협회 회장 겸임하며 국내 양궁업계 지원
국제대회 선수 선발 때 지연-학연 없는 철저한 실력으로만 선발해 호평

이코노미 트리뷴 승인 2024.08.07 10:04 의견 0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초 새해 메시지로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한 지속 성장"을 강조했다. [사진 = 현대차 뉴스룸]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회사 경영실적과 올림픽 양궁으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현대차그룹 실적이 지난 2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거둔 데 이어 2024 파리올림픽에서 양궁이 10연패하는 금자탑을 쌓았기 때문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해 2분기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는 최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어 올해 2분기 매출액이 45조206억원, 영업이익이 4조2791억원, 당기순이익 4조17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6.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0.7% 늘었다. 이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라는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특히 현대차는 전기자동차 캐즘(Chasm: 인기를 얻기 이전에 일시적인 수요 둔화) 속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제네시스, 하이브리드차(HEV) 등 고수익 차종 비중이 늘어나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영업이익률만 따지면 현대차 이익률(9.5%)이 테슬라(6.3%)보다 3.2% 포인트 높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이러한 실적을 토대로 올해 세계 3위 자동차 업체 입지를 더욱 다질 방침이다.

이를 보여주듯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약 361만6000대를 팔아 글로벌 3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판매량 세계 1위는 토요타그룹(516만2000대), 2위는 폭스바겐그룹(434만8000대)이다.

현대차그룹은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도 세계 3위를 지켰다.

토요타그룹은 상반기 매출 22조9104억엔(약 212조9000억원), 영업이익 2조4210억엔(2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폭스바겐그룹은 매출 1588억유로(약 235조9000억원), 영업이익 100억5000만유로(14조9300억원)를 거뒀다.

현대차그룹은 상반기 매출 139조4599억원, 영업이익 14조9059억원이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2위 폭스바겐그룹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 눈길을 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률만 따지면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적표를 받았다”며 “기아 영업이익률은 13.1%로 가장 높았고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9.1%”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를 합친 현대차그룹 영업이익률은 10.7%로 토요타그룹(10.6%)을 조금 앞섰다.

한편 기아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보다 전기차를 2배 가량 더 많이 팔아 전기차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1~7월 미국에서 전기차 3만3957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6941대)보다 100.4% 늘어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내연기관차부터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잘 살리고 있다”며 “아울러 달러화 강세 등에 따른 환율 상승도 현대차에게는 호재”라고 평가했다.

그는 “수출 등 해외 판매가 많은 현대차·기아는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환차익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현대차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올라가면 약 2000억원의 수익성 개선 효과를 누린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경영스타일, 한국 양궁 올림픽 10연패 위업 이뤄

정 회장 리더십은 국내 자동차 산업은 물론 한국 양궁업계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특히 한국 양궁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여자 양궁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하며 무려 40년 동안 금메달 행진을 벌여온 배경에는 정 회장의 지원과 격려가 자리잡고 있다.

정 회장은 현재 현대차그룹 수장은 물론 대한양궁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 팀은 지난 4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김우진 선수의 개인전 우승을 마지막으로 남·녀 단체전, 혼성 단체전, 개인전에서 총 5개 금메달을 획득했다.

양궁 국대 팀은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혼성 단체전이 도입된 이후 최초로 5개 종목 석권에 성공했다.

이처럼 양궁 국대 팀이 선전하면서 정 회장 리더십이 주목받았다.

여자 단체전 10연패, 임시현·김우진의 3관왕 등 이번 파리 올림픽 호성적에 정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의 지원과 격려에 대해 감사를 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은 양궁협회와 함께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직후 파리 올림픽 준비에 들어갔다. 실전 연습 환경을 조성하고 슈팅 로봇 등 첨단 R&D(연구개발) 기술을 활용한 훈련 장비 및 기술 지원 등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정 회장은 개막 이전부터 파리 대회 준비 과정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궁협회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대통령 프랑스 순방길에도 바쁜 일정을 쪼개 파리 현지 상황을 사전 점검했다.

대회가 진행되자 정 회장의 선수들을 향한 격려와 응원의 모습도 화제가 됐다. 남자 단체전 결승 상대가 개최국 프랑스로 정해지자 긴장한 선수들을 격려했으며, 여자 개인전에서 아쉽게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전훈영을 별도로 찾아 격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체계적인 지원은 하지만 협회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선수단 선발이나 협회운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이에 따라 양궁협회는 지연, 학연 등 파벌에 따른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양국은 국가대표 선발전이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더 어렵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며 “그만큼 철저한 실력 검증과 공정한 선발 과정을 거친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스포츠계는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원칙이 한국 양궁이 국제 대회에서 놀라운 성적을 낸 비결로 여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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