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에코에너지 베트남 생산법인 LSCV 전경. [사진 = LS에코에너지]
[이코노미 트리뷴 = 이진석 기자]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S에코에너지가 베트남에서 희토류 금속 사업에 본격 착수하며 글로벌 전략 소재 공급망 재편 흐름에 합류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희토류 산업 구조 속에서 베트남을 거점으로 한 대체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LS에코에너지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약 285억원 규모의 희토류 금속 사업 투자 계획을 결의했다. 투자 재원 가운데 약 107억원은 자기주식 처분을 통해 조달하며, 해당 물량은 최대주주인 LS전선이 전량 인수할 예정이다. 희토류 금속 사업을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 호찌민 생산법인(LSCV)에 희토류 금속화 설비를 구축하고, 글로벌 광산업체로부터 공급받은 희토류 산화물을 정련해 희토류 금속을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는 현재 광산업체와 희토류 광물 공급 및 합작법인(JV) 설립 등을 협의 중이며, 최종 투자 금액은 JV 지분 구조와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LS전선–LS에코에너지 희토류 영구자석 밸류체인 개념도. [사진 = LS에코에너지]
희토류 산업은 채굴 이후 산화물 분리·정제, 금속화, 합금, 영구자석 제조로 이어지는 복잡한 공정을 거친다.
이 가운데 희토류 금속화 공정은 기술적 난도가 높아 중국을 제외하면 일본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만 상업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LS에코에너지가 베트남 현지에 금속화 설비를 구축하는 것은 단순 자원 확보를 넘어, 희토류 밸류체인의 핵심 중간 공정에 직접 진입하는 행보로 평가된다.
이번 투자를 통해 원광 및 희토류 산화물(글로벌 광산업체)–희토류 금속(LS에코에너지·베트남)–영구자석(LS전선·미국)으로 이어지는 희토류 영구자석 밸류체인 구축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영구자석과 전기차·풍력터빈 등에 사용되는 희토류 산화물. [사진 = USDA ARS]
그동안 글로벌 희토류 시장은 중국이 채굴부터 정제와 금속화까지 사실상 독점해 왔다.
중국은 약 4400만t 규모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전 세계 희토류 정제·가공 물량의 대부분을 담당하며 수출 통제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왔다.
베트남은 약 2200만t에 달하는 희토류 매장 잠재력을 보유한 국가로, 중국에 이어 세계 최대 수준의 자원 부국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그동안 정제와 금속화 등 고부가 공정 역량이 부족해 산업적 활용은 제한적이었으며, 주로 미개발 자원으로 남아 있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와 맞물려 베트남이 중국을 대체할 전략적 공급 거점 후보로 부상하면서 외국 기업의 투자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LS에코에너지의 이번 투자 역시 베트남의 미개발 희토류 자원을 중국 외 금속화 거점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선제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희토류 사업을 실제 투자와 생산 기반 구축 단계로 전환하겠다”며 “기존 케이블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핵심 전략 물자 분야로 사업 영역을 본격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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