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애플]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27일(현지시간)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일본 디자이너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와 협업해 선보인 신제품 ‘아이폰 포켓(iPhone Pocket)’이 공개 직후 조롱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 지역에서 순식간에 품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가격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비판을 받았지만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폰 웨어링’ 트렌드가 판매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폰 포켓은 3D 니트 소재로 제작한 파우치 형태의 액세서리다.

애플은 아이폰을 “옷처럼 착용하는 방식의 확장”이라고 설명하며 형태 유지 기능과 은은한 비침 디자인을 강조했다.

[사진 = 애플]


짧은 스트랩 모델은 149.95달러, 긴 스트랩 모델은 229.95달러로 책정됐으며 손목·가방·크로스바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휴대하도록 설계됐다.

제품은 공개 직후부터 온라인에서 비판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230달러짜리 아이폰 양말”, “지퍼도 없는데 소매치기만 좋아하겠다”, “색이 튀어 오히려 표적이 된다” 등 실용성과 가격을 지적했다.

2004년 스티브 잡스가 6개에 29달러로 선보였던 ‘아이팟 양말(iPod Socks)’과 비교하며 “더 비싸고 더 난해해졌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가인 맷 나바라는 BBC에 “애플이 브랜드 충성도의 한계를 시험하는 가격 전략”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제품은 출시 지역 대부분에서 빠르게 품절됐다.

미국·중국·일본·프랑스·영국·한국 등 판매 국가 전부에서 온라인 판매가 종료됐고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극히 제한된 물량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크로스바디 스트랩 △스마트폰 착용형 패션 △미니멀 파우치 등이 이미 대세로 자리 잡은 만큼 아이폰 포켓이 트렌드를 정확히 공략했다고 분석한다.

제품이 귀해지자 한정판 수요를 노린 짝퉁 시장도 급속히 커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에는 몇 달러짜리 초저가 복제품이 속속 등장했고 아마존에서는 1백달러에 육박하는 모조품까지 판매되고 있다.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엣시(Etsy)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20~30달러대의 복제 제품이 대거 올라온 데다, 아이폰 포켓을 직접 뜨개질로 만들 수 있다는 DIY 패턴까지 판매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생성형 AI로 제작된 부정확한 도안(AI-slop patterns)이 섞여 있어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 애플]

아이폰 포켓은 20년 전 ‘아이팟 양말’을 연상시키는 제품으로 평가된다. 당시에도 단순한 기능과 디자인으로 농담의 대상이 됐지만 오히려 하나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는 애플이 이번에도 비판을 비웃듯 글로벌 완판을 이끌어내며 패션 협업 전략의 흥행을 다시 입증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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