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미국발 관세 변수에 대응해 5년간 77조3천억 원을 투자하며 친환경차 확대와 북미 생산 강화 전략을 내놨다. [사진 = 현대자동차]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수요 둔화와 미국발 관세 리스크 등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5년간 77조3천억원을 투자한다.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는 555만대로, 이 가운데 330만대를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전략과 재무 계획을 공개했다.

해외에서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관세 리스크 반영한 재무 목표 조정

현대차는 2026~2030년 사이 총 77조3천억원을 R&D(30조9천억원), 설비(38조3천억원), 전략 투자(8조1천억원)에 투입한다.

이는 지난해 제시한 70조3천억원보다 7조원 늘어난 규모다.

특히 미국발 관세 변수를 고려해 올해 초 제시했던 가이던스를 조정했다.

연간 매출 성장률 목표는 3~4%에서 5~6%로 상향했는데, 이는 관세로 인한 차량 가격 인상과 전동화·고급차 비중 확대에 따른 평균 판매가격(ASP) 상승 효과를 반영한 조치다.

반면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목표는 기존 7~8%에서 6~7%로 낮췄다. 관세 부담이 비용 구조를 압박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한 셈이다.

◇ 미국 투자 확대…현지 생산 비중 강화

현대차는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투자를 확대한다.

2025~2028년 미국 투자금액을 기존 11조6천억원(88억달러)에서 15조3천억원(116억달러)으로 증액해 현지 생산능력 강화와 로보틱스 생태계 구축에 집중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연간 생산 규모를 현재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리고, 인도 푸네 신공장과 울산 전기차 신공장 가동까지 포함해 2030년까지 총 120만대의 글로벌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HEV·EREV·수소차 동시 강화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현재의 2배 수준인 18종 이상으로 확대한다.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내년에 출시된다.

또 유럽에서는 소형 전기차 ‘아이오닉3’, 중국에서는 준중형 전기 SUV ‘일렉시오’와 세단, 인도에서는 경형 전기 SUV를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2027년에는 배터리 용량을 전기차 대비 55% 줄여 합리적 가격을 구현한 주행거리 확장형 전기차(EREV)를 출시할 예정이며, 차세대 수소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도 개발해 시장에 내놓는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가 다시 한번 불확실성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글로벌 판매 확대, 생산 거점 강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통해 변화를 주도하는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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