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해외 자본을 유치해 평택에 이차전지 핵심 부품 공장을 세우며 첨단산업 글로벌 거점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 = 경기도]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경기도가 민선 8기 들어 처음으로 중국기업의 투자를 유치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6일 중국 장쑤성 난징에서 종루이코리아와 600억 원 규모의 이차전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종루이코리아는 중국 이차전지 부품기업 종루이전자(지분 70%)와 한국 자동화설비 기업 케이엔에스(지분 30%)가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 첫 생산기지를 마련하게 된다.
생산시설은 평택 오성 외국인투자단지 약 2만1200㎡ 부지에 들어선다.
해당 단지는 외국인 투자기업을 위한 세제·규제 혜택이 제공되며, 첨단 제조업 기업들이 밀집해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다. 또한 평택항과 수도권 고속도로망에 인접해 수출입 물류 거점으로서도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특히 경기도 남부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의 연구·생산 거점이 자리 잡고 있어 공급망 연계성이 뛰어난 지역으로 꼽힌다.
이번 투자가 단순한 공장 신설을 넘어 경기도 이차전지 클러스터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종루이코리아는 2026년 초 착공에 들어가 그해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 시 약 150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연간 500억 원 규모의 매출이 예상된다.
주력 생산품은 이차전지 핵심 부품인 탑 캡 어셈블리(Topcap Assembly)다.
이는 원통형 배터리 상단부에 장착되는 금속 구조체로, 전류 흐름을 안전하게 제어하고 과충전·단락 시 폭발을 방지하는 안전장치 기능을 수행한다.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부품으로 평가된다.
종루이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주요 공급업체로 자리 잡았으며, LG에너지솔루션 납품 물량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에 안정적으로 부품을 공급할 수 있어 공급망 안정화 효과도 기대된다.
이번 협약은 중국의 對한 투자 재개 신호탄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 3년간 한중 관계 경색과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중국 기업의 한국 투자가 사실상 멈췄으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가 정상화 국면에 들어서면서 첫 성과가 나온 것이다.
또한 경기도는 이미 전국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지로, 2023년 기준 관련 기업 1073개(전국의 32.6%)와 종사자 3만854명(18.7%)을 기록하며 모두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투자의 상징성이 더욱 부각된다.
김동연 지사는 “임기 내 100조 투자유치 약속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특히 이번 투자는 민선 8기 들어 중국 자본이 처음으로 참여한 첨단산업 투자라는 점에서 뜻깊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가 기업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종루이전자 옌팅주 부사장은 “이번 투자는 시작일 뿐이며 앞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경기도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치엔정 영업부사장도 “단순한 MOU를 넘어 양국의 이차전지 협력을 본격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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