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팀 회트게스 도이체텔레콤 CEO가 지난 4일 독일 산업 AI 전환을 위한 ‘인더스트리얼 AI 클라우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엔비디아]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 복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근 대만에서 “현재 중국에 AI 칩을 공급하는 문제에 대해 어떠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중국 시장을 다시 서비스할 수 있는지는 중국 정책 변화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시타델 시큐리티 행사에서도 “중국 사업은 사실상 100% 빠져 있다. 모든 전망에서 중국 매출은 0으로 가정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의 수출 규제와 중국의 반도체 자립 움직임이 겹치면서, 엔비디아는 애초부터 중국 매출을 실적 전망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이와 같은 대목이 AI 거품론과 연결되며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5거래일 동안 7% 이상 하락했고, AI 반도체·서버 업체 전반으로 낙폭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외신의 한 리포트에서 “AI 인프라 투자 속도가 실제 수익 창출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며 “AI 투자 붐은 첫 번째 현실 검증 구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외신은 “AI가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시장은 이제 ‘얼마나 빨리 회수될 것인가’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OpenAI가 1조40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두고 “정부 보증을 요구한 적 없다”고 해명하면서, AI 인프라 투자 속도와 재원 구조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다만 미국 내에서 AI 산업 전망이 약화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동시에 제기된다.

외신의 한 보고서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과 모델 연구 체계는 이미 국가 인프라 구조에 통합되기 시작했다”며 “엔비디아와 OpenAI는 실패하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와 있다(too far to fail)”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 투자 업계에서는 “AI는 이제 실험 단계가 아니라 산업 운영을 지탱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산업의 방향성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니라, 자본 투입 속도와 회수 시점을 조정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금융시장에서도 이번 조정을 밸류에이션을 조정하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AI의 중장기 성장 흐름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AI 산업의 방향 그 자체보다, 투자 속도와 자본이 언제 회수될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 공백과 초대형 AI 인프라 투자 논쟁이 이어지면서, 단기적인 주가 변동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현지에서는 앞으로 주요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와 AI 서비스의 수익화가 시장의 다음 흐름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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