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삼성전자가 21일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사장 승진 1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4명 규모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반도체(DS)와 완제품(DX)을 각각 총괄하는 2인 대표이사 체제를 공식 복원하는 한편, AI·미래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리더 전면 배치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승진자는 윤장현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부사장)로, 삼성전자 DX부문 CTO 사장 겸 Samsung Research장으로 보임됐다.

윤 사장은 MX사업부의 IoT·타이젠·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두루 거친 기술 전문가로, 2024년 말 삼성벤처투자 대표에 올라 AI·로봇·바이오·반도체 분야의 유망 기술 투자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삼성전자는 윤 사장이 DX부문의 모바일·TV·가전 등 핵심 제품군과 AI·로봇 등 미래 기술 간의 기술 시너지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촉업무 변경 인사는 세 명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사진 = 삼성전자]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Device Solutions)부문장은 기존에 맡던 SAIT 원장 직무를 내려놓고,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메모리사업부장 역할을 그대로 유지한다.

DS부문은 DRAM·NAND·HBM 같은 메모리를 비롯해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전 부회장은 해당 부문과 메모리 사업부를 동시에 이끌며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차세대 공정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 = 삼성전자]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 겸 MX사업부장은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되며 DX부문장과 MX사업부장을 모두 겸직하는 체제를 이어간다.

DX(Device eXperience)부문은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는 완제품 사업을 총괄하는 영역으로, 갤럭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뿐 아니라 TV·가전 등 생활가전 사업부까지 포함한다.

이번 인사로 노 사장은 지난 3월부터 맡아온 DX부문장 ‘직무대행’에서 정식 부문장·대표이사로 올라서며, DX부문 전체 전략과 갤럭시 제품군 실행력을 단일 리더십 아래에서 책임지는 체계를 공식적으로 완성했다는 평가다.

박홍근 삼성전자 SAIT 원장 사장(하버드대 교수). [사진 = Harvard University]


새로운 기술 수장으로는 박홍근 하버드대 교수(사장)가 SAIT(Samsung Advanced Institute of Technology·삼성종합기술원) 원장으로 영입됐다.

박 사장은 1999년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된 뒤 25년 이상 화학·물리·전자 분야 기초과학과 나노 기술 연구를 이끌어온 글로벌 석학이다.

SAIT는 양자컴퓨팅·뉴로모픽반도체·차세대 소재 등 10~20년 후의 미래 원천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으로, 삼성전자는 박 사장이 향후 한국 반도체와 미래 디바이스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의 핵심 배경으로 MX·메모리 등 핵심 사업부의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회사는 “주요 사업의 시장 선도를 위해 부문장이 MX사업부장·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하는 체제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전략과 실행을 한 축에서 묶는 집중형 구조로, 최근 스마트폰과 AI 서버 메모리 시장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수요를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삼성전자는 AI 시대 선도를 위해 기술 리더십 강화에 무게를 실었다.

DX부문 CTO 및 SAIT 원장에 각각 소프트웨어·벤처투자 전문가와 기초과학 석학을 선임하면서, 중장기 기술 전략과 초격차 연구개발(R&D)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이번 인사를 두고 “반도체 미래 신기술 연구와 AI Driven Company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이미 두 차례 수시 사장급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Galaxy S25 개발과 글로벌 사업 성장을 이끈 최원준 MX사업부 COO가 지난 3월 사장으로 승진했고, 3M·펩시코 등 글로벌 브랜드에서 최고 디자인 책임자를 맡았던 마우로 포르치니가 4월 DX부문 CDO 사장으로 영입됐다.

회사는 “향후에도 우수 인재를 연중 승진시키는 수시인사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정기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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