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왼쪽)과 남궁홍 삼성E&A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MOU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대한항공]
[이코노미 트리뷴 = 이진석 기자] 21일 대한항공과 삼성E&A는 미국을 시작점으로 글로벌 지속가능항공유(SAF)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고 전했다. 양사는 전날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SAF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해외 SAF 생산 프로젝트 공동 참여에 뜻을 모았다.
양사가 체결한 MOU는 △해외 SAF 생산 프로젝트 발굴 및 검토 △SAF 장기 구매(Offtake) 참여 검토 △신기술·프로젝트 투자 △대한항공의 삼성E&A ‘SAF 기술 동맹’ 참여 등을 골자로 한다. 두 회사는 각자 보유한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안정적인 SAF 생산·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양사는 첫 번째 공동 사업지로 미국을 지목했다. 미국은 SAF 생산에 필요한 바이오매스 원료가 풍부하고 기술·인프라 수준이 세계 최고로 평가되는 만큼 글로벌 SAF 시장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삼성E&A는 미국 내 2세대 SAF 생산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 중이며, 대한항공은 해당 시설에서 생산되는 SAF를 장기 구매하는 ‘오프테이커(Offtaker)’ 역할을 맡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E&A가 추진하는 2세대 SAF 기술은 목질계 폐기물을 고온에서 가스화한 뒤 액체 연료로 전환하는 ‘가스화-피셔 트롭시(FT)’ 기반 기술이다. 폐식용유 등 제한된 원료만 사용 가능했던 1세대 SAF의 한계를 극복하고 폐목재·폐기성 바이오매스 등 비식용 원료까지 확장할 수 있어 차세대 탄소 감축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프테이커 참여를 통해 프로젝트 안정성과 사업성을 높이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이미 2017년 시카고–인천 노선에서 국적 항공사 최초로 SAF 혼합 항공유 운항을 시작한 뒤, 인천·김포공항 출발 노선에 국산 SAF를 도입하는 등 SAF 사용 확대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미국과 유럽의 주요 항공사들도 SAF 생산시설 조성 초기부터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확대를 이끌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이번 협력이 정부가 추진하는 6대 신산업군 ‘ABCDEF(인공지능·바이오·콘텐츠·방산·에너지·제조업)’ 가운데 에너지(Energy) 분야에서 한국 기업이 함께 해외로 진출하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밝혔다. 아울러 생산 기술부터 최종 수요처까지 SAF 밸류체인의 전 단계를 국내 기업이 연계해 구축하는 만큼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기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협력을 통해 글로벌 항공업계의 ‘넷 제로 2050’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국제 환경 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글로벌 SAF 시장 활성화와 ESG 경영 실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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