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채널 규모의 영상 AI 분석을 30W 수준 저전력으로 처리하는 딥엑스의 비디오 인텔리전스 전용 칩셋 ‘DX-H1 V-NPU’. [사진 = 딥엑스]
[이코노미 트리뷴 = 이진석 기자] 8일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딥엑스가 수백 채널 규모의 영상 AI 분석을 30와트(W) 수준의 저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는 비디오 인텔리전스 전용 칩셋 ‘DX-H1 V-NPU’를 출시했다.
기존에는 다수의 카메라 영상을 처리하기 위해 카메라 신호를 받아 압축하는 코덱 장비, 이를 저장·전송하는 서버, 그리고 AI 추론을 담당하는 GPU 서버가 각각 분리된 구조로 운영돼 왔다. 영상이 코덱을 거쳐 서버로 전달된 뒤 다시 GPU로 넘어가 추론이 이뤄지는 방식이어서, 장비 수가 늘어나고 전력 소모와 설치 공간, 운영 비용 부담도 함께 커지는 구조였다.
DX-H1 V-NPU는 이러한 영상 입력·압축·AI 추론 과정을 하나의 카드에서 동시에 처리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카메라에서 들어오는 영상 신호를 별도의 코덱 장비 없이 바로 AI가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로 변환하고, 곧바로 추론까지 수행하는 식이다. 이로써 데이터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던 지연(latency)과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 대규모 영상 스트림을 보다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딥엑스는 이 같은 전용 V-NPU 구조를 통해, 다채널 영상 분석에 필요한 GPU 서버 수를 대폭 줄일 수 있어 동일 채널 수 기준으로 하드웨어 구축 비용을 약 80%, 전력 비용을 약 85%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24시간 실시간 추론이 필요한 CCTV·스마트시티·물류센터 환경에서 전력 효율 개선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이 같은 특성은 스마트시티와 초대형 물류센터 등 ‘카메라 수백~수천 대가 동시에 운영되는 인프라 환경’을 주요 적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스마트시티의 경우 교차로마다 설치된 카메라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교통량과 정체 상황을 파악하고, AI가 신호 주기를 자동 조정하는 교통 관제 시스템이 이미 일부 지자체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다수의 영상 스트림을 24시간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저전력·고집적 영상 AI 칩셋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물류 자동화 분야에서도 적용 범위는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초대형 물류센터에서는 택배 상자의 크기·방향·라벨을 영상으로 인식해 자동 분류하거나, 로봇이 영상을 기반으로 물품을 집어 올려 적재하는 공정이 일반화되고 있다. 물류센터 한 곳에 수백~수천 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운영되는 만큼, 현장에서는 대규모 영상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전용 AI 인프라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딥엑스는 DX-H1 V-NPU가 단순히 GPU의 저가 대체재에 그치지 않고, 영상 AI 인프라의 기본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GPU가 범용 연산에는 강점이 있지만 다채널 영상 입출력과 실시간 스트리밍에 최적화된 구조는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딥엑스는 영상 입력, 압축, 추론을 하나의 카드에서 처리하는 통합 구조를 통해 대규모 영상 AI 환경에 특화된 전용 인프라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DX-H1 V-NPU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서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해당 행사에서 공식 공개될 예정이다.
jinlee@economy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