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탈린 전쟁박물관에서 열린 ‘천무 공급을 위한 정부 간(G2G) 수출계약 체결식’에서 강경성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왼쪽)과 카트리 라우셉 에스토니아 방산투자청(ECDI) 청장이 계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코트라]
[이코노미 트리뷴 = 이진석 기자]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형 다연장로켓 ‘천무’가 발트 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에 처음 수출되며 북유럽 방산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정부 간(G2G) 계약 방식으로 체결된 이번 수출은 향후 유럽 내 추가 방산 프로젝트로의 확장 가능성까지 열어둔 사례로 평가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21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탈린 전쟁박물관에서 에스토니아 국방부 산하 방산투자청(ECDI)과 ‘천무 다연장로켓 시스템 공급을 위한 정부 간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은 천무 발사대 6문과 미사일 3종을 에스토니아에 공급하는 것으로, 실제 공급과 이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맡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거래와 관련해 코트라와 약 4365억원(3억유로) 규모의 방산수출 이행약정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으며, 이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의 약 3.88%에 해당한다.
계약 기간은 2025년 12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약 5년이다.
이번 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장중 기준으로 약 1~2% 상승하며 방산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코트라는 이번 계약과 함께 10년간 장기 공급을 전제로 한 ‘천무 수출 포괄계약(Framework Arrangement)’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향후 추가 발사대나 미사일 도입이 이뤄질 경우, 가격과 조건, 절차 등을 사전에 합의한 틀 안에서 개별 실행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장기 거래 구조가 마련됐다.
한국형 다연장로켓 ‘천무(K239)’가 훈련 중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천무는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방사포와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운용되는 우리 군의 핵심 화력자산으로, 최대 사거리 약 80km에서 고폭 유도탄과 분산 유도탄 운용이 가능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전장에서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기존 화력 공백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앞서 2018년 K-9 자주포 도입을 시작으로 총 36문을 도입하며 한국 방산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이에 따라 이번 천무 도입은 자주포 중심이던 에스토니아 포병 전력을 다연장로켓 체계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국방개발계획 2026-2029(KMAK)’에 따라 향후 4년간 100억유로 이상을 국방력 강화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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