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알트먼 오픈AI CEO가 DevDay 2025에서 챗GPT 앱 플랫폼·AgentKit·AMD 제휴를 포함한 차세대 AI 생태계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OpenAI 유튜브]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오픈AI가 ‘챗GPT’를 단순한 대화형 서비스에서 AI 생태계의 허브로 전환하기 위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에서 열린 ‘데브데이(DevDay) 2025’에서 오픈AI는 △타사 앱을 챗GPT 내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는 ‘Apps in ChatGPT’ △AI 에이전트를 구축·배포할 수 있는 개발자 툴킷 ‘AgentKit’ △AMD와의 대규모 GPU 공급 및 지분 제휴 계약을 잇따라 발표했다.
◇ “챗GPT, 이제 앱 플랫폼으로 진화”… 8억명 사용자 대상 생태계 개방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Apps in ChatGPT’ 기능이다. 사용자는 챗GPT 대화창 안에서 “피그마로 이 스케치를 다이어그램으로 변환해줘” 혹은 “코세라에서 머신러닝 강의를 시작해줘”라고 말하면 해당 앱이 즉시 실행된다.
챗GPT 대화창에서 익스피디아(Expedia)와 연동해 시카고 내 숙소를 검색하는 모습. 오픈AI가 새로 공개한 ‘Apps in ChatGPT’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대화창 안에서 직접 외부 앱을 실행하고, 숙박·예약 등 다양한 서비스를 즉시 이용할 수 있다. [사진 = OpenAI 유튜브]
초기 파트너로는 피그마(Figma), 코세라(Coursera), 부킹닷컴(Booking.com), 스포티파이(Spotify), 칸바(Canva)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챗GPT 내부에서 기존 앱과 동일한 인터랙티브 UI를 구현하며, 일부는 비디오 재생 등 멀티미디어 기능까지 지원한다.
함께 공개된 ‘Apps SDK’는 개발자가 챗GPT용 앱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오픈소스 툴킷이다. 오픈AI는 “개발자는 이 SDK를 통해 8억 명이 넘는 챗GPT 사용자에게 도달할 수 있다”며 향후 앱 제출·검토·수익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공개된 결제 기능 ‘인스턴트 체크아웃(Instant Checkout)’과 함께, 챗GPT를 ‘웹의 출입구(포털)’로 재편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즉, 구글 검색을 거치지 않고 챗GPT 안에서 검색–결제–앱 실행까지 완결되는 구조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 “AI가 스스로 행동한다”… 에이전트 구축 툴 ‘AgentKit’ 공개
같은 날 공개된 ‘에이전트키트(AgentKit)’는 AI가 단순히 대화에 응답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행동하는 주체’로 진화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에이전트키트는 프로토타입부터 프로덕션까지, 에이전트를 구축·배포·최적화하는 모든 구성요소를 담았다”며 “우리가 처음 에이전트를 만들 때 원하던 모든 기능이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AgentKit은 총 네 가지 핵심 기능으로 구성된다.
먼저 ‘Agent Builder’는 시각적으로 워크플로우를 설계할 수 있는 일종의 ‘에이전트 구축용 칸바(Canva)’로, 복잡한 코딩 없이도 AI의 행동 단계를 직관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ChatKit’은 외부 애플리케이션에 챗GPT 기반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삽입할 수 있는 개발 도구로, 기존 소프트웨어에 AI 대화 기능을 쉽게 통합하도록 돕는다.
‘Evals for Agents’는 프롬프트를 자동으로 최적화하고 성능을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개발된 에이전트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Connector Registry’는 슬랙(Slack), 깃허브(GitHub), 노션(Notion) 등 외부 서비스와 안전하게 연동하는 기능을 담당하며, 에이전트가 다양한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실제로 작동하도록 하는 연결 허브 역할을 한다.
오픈AI가 공개한 ‘Agent Builder’ 시연 화면. 사용자가 시각적 워크플로우 형태로 AI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조건 분기(if/else)나 업무 흐름을 직관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코드 입력 없이도 ‘여행 일정 추천’ 등 다양한 작업형 에이전트를 제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 = OpenAI 유튜브]
무대 시연에서는 오픈AI 엔지니어가 단 8분 만에 두 개의 AI 에이전트와 전체 워크플로우를 완성해, 직관적 구성력을 입증했다. 이미 일부 기업은 내부 자동화 도구로 이를 적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AgentKit을 두고 “응답하는 AI에서 행동하는 AI로의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사용자가 챗GPT를 직접 열지 않아도 AI가 클라우드 상에서 스스로 태스크를 실행하고 외부 시스템과 상호작용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챗GPT가 사람의 질문에 단순히 답하는 ‘도구’에서 벗어나, 함께 업무를 수행하는 ‘동료(co-worker)’로 진화하도록 이끄는 핵심 백엔드 엔진으로 발전했다는 분석이다.
◇ “AGI 인프라 확보”… AMD와 6GW 규모 칩 공급 계약
소프트웨어 생태계뿐 아니라 AI 인프라 확충 계획도 병행됐다. 오픈AI는 AMD와 6기가와트(GW) 규모의 장기 GPU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AMD의 차세대 GPU ‘MI450’를 2026년부터 데이터센터에 투입할 예정이다.
계약에는 오픈AI가 AMD 지분 10%를 인수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됐다. AMD는 오픈AI에 보통주 1억6000만 주를 주당 1센트에 인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워런트, Stock Warrant)을 발행했으며, 이는 현재 AMD 시가총액 기준 약 37조원 규모의 잠재 지분이다.
리사 수 AMD CEO는 “양사의 장점을 결합해 AI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윈윈 전략”이라고 밝혔으며, 오픈AI는 “AGI 달성을 위한 핵심 인프라 확보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소식에 AMD 주가는 장전 거래에서 25% 급등한 반면, 엔비디아는 1% 이상 하락했다.
샘 알트먼은 내부 회의에서 2033년까지 250GW의 컴퓨팅 용량 확보라는 장기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확보된 규모는 약 20GW로, 향후 유사한 대형 계약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대화하는 AI에서 행동하는 AI로”… 자율형 생태계의 서막
이번 DevDay 2025를 통해 오픈AI는 AI 발전의 3단 구조—‘앱(Apps SDK) → 에이전트(AgentKit) → 인프라(AMD)’—를 명확히 제시했다는 평가다.
Apps SDK는 챗GPT 내부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실행할 수 있도록 해 AI 포털의 기반을 구축하고, AgentKit은 AI가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행동형 엔진의 역할을 맡는다. AMD와의 제휴는 이러한 생태계를 실현하기 위한 물리적 연산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축으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샘 알트먼은 기조연설을 마무리하며 “AI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며 “이제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앱과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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