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LG전자 신용등급 전망을 3년 만에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 조정했다.
S&P는 21일(현지시간) LG전자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BBB’로 유지하면서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는 LG전자가 향후 1~2년간 재무지표를 꾸준히 개선해 신용도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결과다.
S&P는 LG전자가 가전, 냉난방공조(HVAC), 전장(VS) 등 주력 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며 구조적으로 안정된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꾸준한 마진을 유지하고 인도 등 신흥국에서도 강한 입지를 보이고 있으며, HVAC 부문은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과 친환경 고효율 시스템을 중심으로 고수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장사업은 약 100조원 규모의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주 구조 개선과 생산 확대를 통해 수익성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가 36.72%를 보유한 관계사 LG디스플레이의 실적 턴어라운드도 신용도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P는 LG디스플레이가 2025년 영업이익 7100억원, 2026년 7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며, 2023년 2조5000억원, 2024년 5610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완전한 반전을 이룰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4월 LCD 사업을 철수하고(광저우 공장 매각) OLED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 결과로, 북미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에 모바일용 OLED 패널 공급이 확대되고 대형 OLED TV 패널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LG전자의 인도법인 상장(IPO)으로 약 1조8000억원(약 13억 달러)의 현금이 유입되면서 부채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P는 이를 바탕으로 LG전자의 조정 레버리지비율(EBITDA 대비 부채비율)이 2023년 2.0배에서 2024년 1.7배, 2025년 1.5배, 2026년에는 1.3배까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견조한 영업현금흐름과 보수적 재무정책 유지가 맞물리며 재무건전성이 뚜렷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TV(미디어솔루션) 사업 부진과 미국 관세 변수는 잠재적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S&P는 “LG전자의 TV 부문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로 2025년 2분기부터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단기간 내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시장 매출 비중은 약 20%에 달하지만, 일부 철강 부품에만 관세가 적용돼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향후 변동성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P는 LG전자가 핵심 사업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관계사 실적 회복세를 지속하며 조정 레버리지비율을 1.5배 이하로 안정적으로 유지할 경우 등급 상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대로 가전·전장 부문의 수요 둔화나 TV·디스플레이 부문 마진 악화, 과도한 설비투자 등으로 현금흐름이 약화될 경우 전망을 다시 ‘안정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P는 “LG전자의 주력 사업이 어려운 대외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실적을 내고 있으며, 인도법인 상장과 OLED 사업 반등이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며 “향후 1~2년 내 신용도 개선세가 뚜렷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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