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인구감소위기 지역 농가의 과일을 수수료 없이 직매입해 6600톤 이상을 전국에 유통하며, 안정적 정산 구조로 지역 농가의 소득과 판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 = 쿠팡]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쿠팡이 전남 함평을 비롯한 전국 인구감소위기 지역에서 매입한 과일 규모가 올해 6600톤을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0% 늘어난 수치로, 연말까지 7000톤을 넘어설 전망이다.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와 경기침체로 이중고를 겪던 지방 농가에 직매입을 확대해 실질적인 판로를 열어준 셈이다.

쿠팡은 올해 1~9월 사이 △전남(영암·함평) △충북 충주 △경북(성주·의성·영천·고령) 등 7개 지역에서 사과·참외·자두·수박·딸기 등 30여 종의 과일을 사들였다. 해당 지역들은 행정안전부 지정 ‘인구감소지역’ 또는 한국고용정보원 선정 ‘인구소멸위험진입지역’으로, 쿠팡은 지방자치단체와의 업무협약(MOU) 체결을 통해 지속적인 매입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쿠팡의 과일 매입량은 2022년 3430톤, 2023년 5610톤, 지난해 5870톤을 기록했다. 올해는 9월 기준으로 이미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연말까지 7000톤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쿠팡의 물류 인프라가 도서산간 및 지방 중소도시까지 확장되면서 가능해졌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 고령군의 매입량은 전년 대비 13배 늘어난 49톤을 기록했고, 전남 영암·함평 지역은 무화과 중심으로 55톤을 거래해 6배 이상 증가했다. 경북 영천은 90% 늘어나 포도·샤인머스켓·멜론 등 400톤 이상이 팔렸으며, 의성의 복숭아·자두는 600톤, 성주의 참외는 3200톤, 충주의 사과·복숭아는 2300톤에 달했다.

전남 함평의 무화과 농가 ‘함평농부’ 채상희 대표는 “쿠팡의 직매입 덕분에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로 늘면서 침체됐던 농가 분위기가 되살아났다”며 “전국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는 덕분에 하우스도 추가 증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납품처가 제한돼 최상품도 헐값에 팔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쿠팡을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평가로도 이어졌다. 경북 고령군청 신혜경 농업정책과 팀장은 “쿠팡과의 직거래를 계기로 수박 농가의 명맥이 이어지고, 공선출하회 결성 등 새로운 유통 구조를 만드는 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충주 지역 농가들도 비슷한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수안보 복숭아 공선출하회’ 신승창 회장은 “쿠팡의 납품단가와 정산 방식이 합리적이라 농가 소득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올해 냉해 피해로 수확량이 줄었지만, 직매입 물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간 협력 확대에 대해 정치권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은 “쿠팡의 과일 직매입 확대가 농가의 가격 안정과 생산 의욕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농촌 생태계 조성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앞으로도 익산, 안동, 봉화, 논산 등으로 매입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못난이 사과’ 200톤을 대량 매입해 상품화하는 등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에도 나섰다.

쿠팡 관계자는 “인구감소지역 농가의 성장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며 “더 많은 농가를 발굴해 함께 성장할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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