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 한진]


[이코노미 트리뷴 = 이경철 기자] 창립 80주년을 맞아 세계 초우량 물류 기업으로 발돋움한 한진그룹이 항공우주·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이커머스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을 꿈꾼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초자율화 등을 통한 물류 기술 혁신을 이끌고 국내 방위산업 및 우주발사체 제작 등 축적한 기술력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우주 물류 설루션을 구축한다.

이밖에 정보기술(IT) 역량 및 첨단 AI 기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송 물류 플랫폼을 선보인다.

오는 11월 1일 창립 80주년 기념일을 맞는 한진그룹이 20년 뒤에 글로벌 물류 혁신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재계 14위인 한진그룹은 창립 80주년을 앞두고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정·재계 및 주한 외교사절을 초청해 기념행사를 열었다.

한진그룹 모태인 한진상사는 1945년 트럭 한 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1945년 11월 한진상사 창업으로 시작된 한진그룹 역사는 '한민족의 전진'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라며 "창업주의 수송보국(輸送報國) 경영철학의 기틀과 선대 회장의 헌신 속에서 새로운 물류의 길을 끊임없이 개척해 왔다"라고 말했다.

조원태 회장은 "한진그룹이 그동안 걸어온 길이 곧 대한민국이 전진해 온 길이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대한민국 발걸음이 한반도에만 국한되지 않도록 역할을 다하겠다"라며 "각 계열사가 공유하는 한진그룹 전통을 토대로 100년, 그 이상의 시간이 지나도 더욱 사랑받는 세계 최고 종합 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AI 등 7대 미래 ‘먹거리’ 담은 ‘그룹 비전 2045’ 천명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 사진은 2022년 프론트원에서 열린 디캠프 ‘오피스아워’ 현장에서 스타트업 대표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 = 한진]


한진그룹은 이날 그룹의 새로운 미래 전략을 담은 '그룹 비전 2045'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비전 2045는 한진그룹이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45년을 대비하는 장기적 혁신 전략”이라며 “혁신을 토대로 지난 80년 그룹 성장과 도전의 역사를 교훈 삼아 100년 초우량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비전 발표를 맡은 조현민 한진 사장은 "수송보국 경영이념을 미래에도 계승·발전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사랑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라고 밝혔다.

조현민 사장은 한진그룹이 지난해 자산 58조원, 매출 31조원, 영업이익 2조5000억원의 성과를 달성해 항공과 물류를 중심으로 42개 계열사와 전 세계 4만명 이상의 임직원이 함께하는 그룹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그룹 비전 2045를 달성하기 위한 이른바 ‘7가지 액션 플랜(실행방안)’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그룹 관계자는 “7대 전략은 △항공우주·미래 모빌리티·이커머스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을 비롯해 △AI 기반 초자율화 등을 통한 물류 기술 혁신 선도 △국내 방위산업 및 우주발사체 제작 등 축적한 기술력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우주 물류 설루션 구축 △정보기술(IT) 역량 및 첨단 AI 기반 디지털 전환을 통한 최고 수준의 수송 물류 경험 제공 등 기술 분야 혁신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항공 및 물류를 유기적 연계·활용한 관광·호텔·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부가가치 창출 △인재 및 물류 전문가 양성을 위한 투자 지원 확대 △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공유가치 창출(CSV) 및 사회공헌 활동 등 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ESG) 경영 확대도 포함됐다”라고 덧붙였다.

◇ 미래 혁신 포용한 그룹 새 CI 등장해 눈길

한진그룹 신규 CI 및 로고. [사진 = 한진]


한진그룹은 이날 새로운 그룹 기업이미지(CI)를 내놔 큰 관심을 모았다.

한진그룹 상징인 'H' 마크와 영문명 'HANJIN GROUP'에 지난 3월 발표한 대한항공의 신규 CI 태극마크를 나란히 배치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기존 마크를 재해석해 최근 글로벌 주요 기업이 추구하는 미니멀하고 절제된 분위기를 추가하면서도 고유한 정체성을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디자인은 단선으로 마련해 간결하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한진그룹 상징인 푸른 계열 색상은 유지하지만 글로벌 영향력과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도 내비쳤다.

류경표 한진칼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진그룹 100주년이 되는 2045년에 매출을 2배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놨다.

류경표 부회장은 “대한항공이 캐나다 2대 항공사인 웨스트젯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는 등 해외 항공사 투자를 통해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라며 “매출이 2배로 늘어나면 2045년 매출은 6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지난 50년간 무인기, 항공 기체, 우주 발사체 제작 기술력을 기반으로 도심항공교통(UAM)과 에어 모빌리티 시장을 이끌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2029년을 목표로 ‘K-UAM’ 사업에 참여해 미래 모빌리티 시대 주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풀이했다.

한진그룹은 특히 우주 물류 산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조현민 사장은 "사람을 화성으로 보내는 우주 관광보다 인공위성 회수를 위한 물류 시장이 더 먼저 열리게 될 것"이라며 "우주 물류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서울공항 및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 참가해 저피탐 무인편대기, 중형 타격 무인기, 소형 협동 무인기 등 무인기 3종을 처음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대한항공은 미국 도심항공교통 기업 아처와 손잡고 미래항공교통 모델 공동 개발에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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