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3주년을 맞아 10년 사법리스크를 털고 ‘뉴삼성’ 비전 아래 HBM·M&A 등으로 반도체 초격차 회복과 ‘10만전자’ 달성에 나선다. 사진은 2022년 8월 19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모습. [사진 = 삼성전자]


[이코노미 트리뷴 = 이경철 기자] ‘’10만 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 원대)‘ 달성과 세계 최강의 반도체 강자 위상 되찾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27일 회장 취임 3주년을 맞는다.

지난 10년간 사법 리스크에 휘둘렸던 이재용 회장은 성장세가 주춤해진 삼성전자 경쟁력을 다시 세계 최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회장 취임 3주년을 계기로 어떤 경영 해법을 내놓을지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이 회장, 10년간 발목 잡은 사법 족쇄 벗어나

이 회장은 올해 그의 발목을 잡아온 사법 족쇄에서 완전히 벗어나 다시 경영을 본격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를 계기로 이 회장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사법 리스크를 10여 년만에 해소했다.

그는 2022년 10월 27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삼성전자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그는 회장 승계 이후에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불법 승계’ 의혹 재판이 이어지면서 무거운 사법 족쇄를 찼다.

이 회장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아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는 모습을 보였지만 검찰의 항고로 대법원 판결 확정이라는 최종 관문을 남겼다.

이후 그는 지난 7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아 지난 10년 가까이 이어진 시련을 떨쳐낼 수 있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오랜 시간에 걸친 사법 시련에서 벗어났고 무려 12조원에 이르는 상속세도 내년 4월 마지막 납부를 앞둬 그의 경영행보가 속도를 내게 됐다”라며 “이제 그는 지난 10년간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다시 웅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라고 평가했다.

◇ 이 회장, ‘뉴삼성’ 청사진 실천 위한 행보 나선다

재계는 이 회장이 어두운 시절을 떨쳐내고 삼성그룹의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이른바 ‘뉴삼성’을 일궈내기 위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본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주가가 주춤하는 등 삼성 본연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라며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는 '사즉생(死卽生)'을 외치며 위기상황 타개에 주력해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얼마전 대법원 무죄 확정으로 이 회장은 삼성 각 계열사의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숙제를 안게 됐다”라며 “특히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 초격차(경쟁업체가 따라올 수 있는 기술 격차) 등 최정상 기술력을 확보하는 이른바 ‘뉴삼성’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이를 보여주듯 이 회장은 올해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주요 국가를 방문해 글로벌 경영을 다시 보완하고 특히 최근 시대적 화두가 된 AI(인공지능)와 반도체 기술력 최첨단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취임 3주년 기념일에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의 최대 주력사업인 반도체 등에 대한 경쟁력 강화와 외국기업 M&A(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외형 확대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풀이했다.

◇ HBM 경쟁력 강화와 해외 사업 영토 확장 가속

이 회장은 취임 3주년을 맞아 해외 우량 기업 M&A(인수합병) 강화와 HBM(고(高)대역폭메모리) 기술력 강화 등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최근 화두인 전장(자동차 전자장치)과 오디오, 공조기기(HVAC) 등 주변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신경을 쓰는 모습“이라며 ”이들 분야야 삼성이 그동안 집중적으로 육성하지 않은 영역이라는 점 외에 해외 선진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틈새시장이라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불과 수년전만 해도 ‘반도체=삼성전자’라는 등식이 성립했다.

그러나 최근 AI 열풍으로 미국 AI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로부터 AI에 투입되는 HBM 반도체를 거의 전략으로 사들이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세계 최강’의 위상이 영향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열풍으로 HBM 등 각종 첨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해 최근 반도체 시장은 ‘슈퍼사이클(초호황기)’를 누리고 있다“며 ”그러나 HBM은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크게 앞지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은 삼성전자에 ‘구겨진 반도체 자존심’으로 비춰진다“라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외에 미국 IT(정보기술) 업체 AMD를 비롯해 AI 기술 개발업체 오픈AI,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 등과 협력하는 등 반도체 공급처를 늘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한동안 적자로 ‘분사설(說)’까지 제기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등 삼성이 다시 세계 최정상에 오를 수 있는 분위기가 일궈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역사를 살펴보면 메모리와 파운드리가 동시에 급성장세를 보인 시기가 없었다“라며 ”삼성으로서는 다시 글로벌 사업을 최고도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라고 평가했다.

◇ 삼성전자, 주가 ‘10만전자’ 진입 눈앞

이처럼 삼성전자가 최근 업황이 개선되면서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2조1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에서 5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직전 분기인 2분기(4000억원) 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을 돌파하는 ‘10만전자’가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평가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4일 종가가 9만8800원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에 최근 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삼성전자의 잇따른 해외기업과의 계약 등 최근 삼성전자 분위기는 비교적 좋은 편“이라며 ”이에 따라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그는 ”이와 같은 낙관론은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해 11월 14일 장중 4만9900원까지 내리는 약세를 보였지만 지난 21일 역대 최고가인 9만9900원을 찍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까이 오른 점도 작용한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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