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너베럴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이 대한민국 정찰위성 5호기를 싣고 발사되고 있다. [사진 = 한화시스템]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한화시스템이 대한민국 첫 군 정찰위성 개발 프로젝트인 ‘425 사업’의 마지막 위성인 5호기에 합성개구레이다(SAR, Synthetic Aperture Radar) 탑재체를 공급하며, 한국의 독자 감시정찰 시대를 여는 데 함께했다.

2일(현지 시각, 한국시간 3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너베럴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린 대한민국 정찰위성 5호기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번 발사는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을 주관한 ‘425 사업’의 마지막 위성으로, 한국이 자체 군 정찰위성 운용국으로 도약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425 사업’은 EO·IR(전자광학·적외선) 위성 1기와 SAR(합성개구레이다) 위성 4기 등 총 5기로 구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군 정찰위성 개발 사업이다. ‘425’라는 이름은 SAR(사)와 EO(이오)의 발음을 합성한 숫자로, 2018년부터 추진돼왔다.

이 사업은 방위사업청이 주도하고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을 맡았으며, 한화시스템은 위성의 ‘눈’에 해당하는 SAR 탑재체를 제작했다. SAR은 지상이나 해양에 전파(레이다파)를 쏜 뒤 반사된 신호를 합성해 영상을 만드는 기술로, 날씨나 시간과 관계없이 주·야간 모두 지형을 관측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2018년부터 SAR 센서와 데이터링크(위성과 지상 간 신호를 주고받는 장비)를 개발해 2·3·4호기에 이어 이번 5호기까지 SAR 탑재체를 안정적으로 공급했다.

특히 5호기는 SAR 센서의 전자부와 데이터링크 등 핵심 부품을 국내 기술로 제작해 국산화율을 크게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선 위성들이 해외 기업과 협력해 제작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조립·통합·시험 과정까지 국내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한화시스템은 향후 반사판 안테나와 급전 배열 조립체(신호를 송수신하는 핵심 장비) 등 그동안 해외 의존도가 높던 분야의 기술 자립에도 나서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SAR 탑재체는 주·야간과 악천후에도 지상을 관측할 수 있으며, 하루 4~6회 한반도를 촬영할 수 있을 정도로 재방문 주기가 짧다. 이를 통해 특정 지역을 반복 관찰하고 고속·대용량 데이터링크로 영상을 빠르게 전송할 수 있어 지휘부가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화시스템 송성찬 우주사업부장은 “대한민국의 독자 감시정찰 능력 확보라는 위대한 여정에 함께할 수 있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축적된 위성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가 안보 역량 강화와 국방우주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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