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인도에서 열린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의 아들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한 하객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웨이보 캡처]
[이코노미 트리뷴 = 이경철 기자] ‘164조 원대 아시아 최고 부자’라는 타이틀이 붙은 무케시 암바니(68)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이 25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에 대해 재계는 암바니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6G(6세대 이동통신)과 AI(인공지능) 등 인도의 첨단 미래 사업 구축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 아시아 최고 부자 암바니 25일 한국 방문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암바니 회장은 장남 아카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지오 인포컴 이사회 의장과 25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할 예정이다.
암바니 회장은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 갑부다.
미국 경제경영 잡지 포브스(Forbes) 등 여러 매체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으로 그의 재산 규모는 1050억 달러(약 154조원)에서 1114억달러(약 164조원)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암바니 회장은 고탐 아다니 인도 아다니그룹 회장(재산 135조원)을 제치고 아시아에서 재산이 가장 많고 세계 기준으로 보면 13번째 부호다.
암바니 회장과 만날 예정인 이재용 회장의 재산 규모는 주식 등을 포함해 22조원대로 알려졌다.
2019년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의 장남 결혼식에 참석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모습. [사진 = 신봉길 전 주인도 대사 페이스북, 릴라이언스그룹 홈페이지 캡처]
암바니 회장과 이 회장은 오랜 기간 친분을 다져온 사이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995년 인도에 진출한 후 현지 최대 전자업체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삼성전자의 야심찬 투자과 현지 고용 등 공격경영도 주된 이유이지만 이 회장이 암바니 회장과의 오랜 인연도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 회장은 암바니 회장의 자녀 3명 결혼식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초대받아 참석했다”라며 “특히 2019년 암바니 회장 장남 아카시 암바니 의장 결혼식에는 이 회장이 인도식 터번을 두르고 참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인도 IT 혁신 이끌 6G-AI 사업에서 삼성과 손잡을 듯
삼성 6G 포럼에서 연사로 나선 제프리 앤드루스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교수. [사진 = 삼성전자]
재계는 암바니 회장과 장남 등 릴라이언스그룹 방한단이 한국을 찾아 어떤 사업 행보를 보일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암바니 일행이 한국을 방문한 후 이 회장과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을 찾아 5G 통신장비 생산라인과 6G 통신기술 개발 현황을 둘러볼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릴라이언스그룹이 인도에서 통신, 에너지, 유통 분야에서 최강자라는 점도 이러한 전망을 하기에 충분하다”라고 덧붙였다.
릴라이언스그룹은 40조원을 투자해 2012년부터 인도 전역에 4G LTE 통신망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인도 최대 통신업체 지오와 2012년 4G LTE 네트워크 장비 단독 공급 계약을 맺은 후 2014년부터 10년간 인도 전국에 4G LTE 관련 통신장비를 단독으로 공급했다.
리라이언스 지오 인포컴의 아카시 암바니 회장이 2023년 12월 인도 뭄바이에 문을 연 TM 포럼 이노베이션 허브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 Jio]
장남 아카시가 2022년부터 의장을 맡고 있는 지오는 지난 9월 말 기준 가입자 수가 5억600만명으로 가입자수 기준으로 세계 2위 통신사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2022년 10월 이후 5G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5G 인프라를 구축해 가입자 수도 크게 늘어나는 분위기”라며 “인도 5G 가입자는 2025년 6월 기준 3억6500만명이 넘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도는 오는 2030년 6G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릴라이언스그룹은 차세대 통신 체계인 6G 관련해 큰 진전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AI분야도 릴라이언스그룹이 삼성전자와 손잡으려는 주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이와 관련해 릴라이언스그룹은 그룹 산하 자회사 ‘릴라이언스 엔터프라이즈 인텔리전스(REI)’를 설립해 AI사업을 펼치고 있다.
릴라이언스그룹은 지난 10월 28일 미국 AI 기업 메타와 손잡고 REI를 출범했다. REI는 인도 전역에 AI 인프라를 구축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재계 관계자는 “REI 설립으로 인도로서는 AI 관련 부대사업을 펼쳐야 하지만 최대 관심사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이라며 “REI AI 데이터센터에는 엔비디아가 AI칩을 공급하고 있지만 릴라이언스 입장에서는 AI칩 공급망을 삼성전자 등과 더 늘리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릴라이언스그룹이 통신 외에 석유화학, 철강, 유통,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방한에 통신 외 다른 영역에서 깜짝 사업협력 발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라며 “인도가 인구수 약 15억명으로 세계 최대이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중산층이 확산되는 등 경제발전을 지속하고 있는 점도 이번 암바니 부자(父子) 방한에 따르 추가 사업 영역 확대도 기대되는 대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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