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앞줄 왼쪽 첫 번째)가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앞줄 가운데)에게 거제사업장 특수선 안벽의 주요 시설과 운영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한화오션]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24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캐나다 멜라니 졸리(Mélanie Joly) 산업부 장관이 이날 거제사업장을 방문했다.

지난달 마크 카니(Mark Carney) 총리가 직접 현장을 둘러본 데 이어 한 달 만에 캐나다 정부의 핵심 인사가 다시 찾은 것으로, 약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 평가가 단순한 외교적 교류를 넘어 실제 기술력과 산업 협력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졸리 장관은 이날 최근 진수된 ‘장영실함’ 내부를 둘러보고 한화오션이 추진 중인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의 설계와 건조 공정을 직접 확인했다.

여러 척의 잠수함이 동시에 건조되는 현장에서는 생산 속도와 시설 규모를 눈으로 확인하며 한화오션의 실제 작업 역량을 체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카니 총리가 “세계를 하나로 잇고 지켜내는 기업을 만들었다”고 평가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 것과 같은 맥락의 현장 반응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앞줄 왼쪽 두 번째)에게 캐나다 현지 구축을 추진 중인 잠수함 유지보수 시설과 설비 구상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한화오션]


캐나다 산업부(ISED)는 국가 산업 전략과 공급망 강화, 기술 투자, 일자리 창출까지 폭넓게 다루는 핵심 부처다.

카니 정부가 CPSP를 단순한 잠수함 획득 사업이 아니라 캐나다 경제·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대형 프로젝트로 정의하고 있는 만큼, 졸리 장관의 이번 방문은 한국이 제안한 협력 방향과 실행 가능성을 실제 건조 현장에서 확인하려는 목적이 짙다는 평가다.

캐나다 정부는 CPSP 사업을 평가할 때 잠수함의 성능과 납기뿐 아니라 자국 내에서 유지·보수가 가능한지, 캐나다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인지 등을 중요한 기준으로 보고 있다.

졸리 장관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캐나다의 안보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기술·산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이번 방한이 한국 조선업체의 역량을 직접 검증해 캐나다 산업계와 연결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려는 행보라는 의미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왼쪽에서 다섯 번째)이 한화오션과 방위사업청 고위 관계자들과 대형 골리앗 크레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한화오션]


한화오션은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의 성능과 생산 역량을 설명하는 한편, 방위산업, 우주, 지속가능 에너지, 핵심 광물 등 캐나다가 관심을 보이는 여러 분야에서 장기 협력 구상이 가능하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다.

회사는 잠수함 공급을 넘어 캐나다 산업 기반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장기 파트너임을 강조하며, CPSP 사업이 캐나다의 경제·기술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고 밝혔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졸리 장관의 방문은 CPSP 사업이 본격 경쟁 단계에 들어섰다는 뜻”이라며 “캐나다 해군의 요구에 맞는 기술과 납기 역량은 물론, 캐나다가 원하는 속도와 규모, 기술 이전, 공급망 구축까지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신뢰의 파트너임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kyh-official@economy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