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사용자별 통신 패턴을 학습해 무선망 설정을 자동 최적화하는 사용자 단위 네트워크 제어 구조 개념도. [사진 = 삼성전자]
[이코노미 트리뷴 = 이진석 기자]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KT가 인공지능 기반 무선망(AI-RAN) 기술을 KT 상용 네트워크에 실제 적용해 사용자 맞춤형 네트워크 최적화 효과를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그간 시뮬레이션 단계에 머물렀던 기술을 실제 상용 환경에서 검증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증이 네트워크 제어 단위를 기존 기지국(셀) 중심에서 사용자 개별 단위로 전환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이동통신망은 하나의 셀에 연결된 모든 단말기에 동일한 네트워크 설정을 일괄 적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로 인해 전파가 약한 구간이나 고속 이동 환경에서는 기지국과 단말 간 연결이 반복적으로 끊기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해 왔다.
AI-RAN 기반 기술은 AI가 사용자별 이동 경로와 이용 패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상 신호를 학습해 통신 장애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실시간으로 최적의 네트워크 설정을 자동 적용하는 방식이다. 네트워크 운영 구조 자체를 ‘기지국 단위’에서 ‘사용자 단위’로 재편한 셈이다.
삼성전자 삼성리서치와 KT 미래네트워크연구소는 경기도 성남 일부 지역에서 약 18000명 가입자를 대상으로 상용망 실증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통신장애를 반복적으로 겪던 이용자군을 중심으로 AI 기반 최적화 기술을 적용한 뒤, 상용망 적용 전후 일주일간의 연결 끊김 발생량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통신장애를 자주 겪던 이용자들의 연결 끊김 발생량이 크게 감소했고, 일반 이용자군에서도 전반적인 연결 끊김 빈도가 유의미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상용 환경에서도 AI 기반 무선망 최적화 기술이 체감 품질 개선 효과를 냈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정진국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장 부사장은 “AI가 실제 통신망 환경에서 사용자 경험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성과”라고 말했다.
이종식 KT 미래네트워크연구소장 전무는 “AI 기반 네트워크 운영이 사용자 중심 구조로 전환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향후 더 많은 상용망 구간으로 실증 범위를 확대하고, AI-RAN 기술 고도화와 6G 선행 기술 확보를 위한 협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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