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로켓이 역추진으로 착륙하는 VTVL(수직 이착륙) 방식의 대표 사례. 재사용 발사체는 1단 회수를 통해 발사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어 차세대 우주 발사 기술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사진 = SpaceX]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추진하는 ‘지상 기반 재사용 우주발사체용 메탄 엔진 기술 개발’ 사업에 산학연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다. 35t급 메탄 엔진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2030년 10월까지 약 5년간 491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컨소시엄은 현대로템이 사업 총괄을 맡고 KAI와 대한항공 두산에너빌리티 비츠로넥스텍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참여한다. 서울대 부산대 충남대 국민대 등 대학 연구진도 동참해 국내 재사용 발사체 기술개발의 기반을 정부·산업·학계가 함께 구축하는 구조다.

스페이스셔틀이 임무 후 활주로에 착륙하는 모습. 셔틀은 날개를 갖춘 글라이더 방식으로 귀환해 활주로에 내려오는 구조를 적용했으며, 이는 수직 착륙(VTVL) 기반의 현대 재사용 발사체와는 다른 초기 재사용 시스템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사진 = NASA]


재사용 발사체는 이른바 “한 번 쓰고 버리는 로켓”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등장한 차세대 기술이다.

발사체의 1단을 회수해 다시 사용하는 방식이 핵심이며 보통 발사한 로켓이 역추진을 통해 지상 패드나 해상 플랫폼에 수직 착륙하는 구조를 갖는다.

이 과정에서 가장 높은 기술장벽으로 꼽히는 분야가 엔진의 반복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연소 안정화와 열·구조 설계다.

메탄 엔진이 주목받는 이유는 케로신 대비 연소 잔여물이 적어 엔진 오염이 거의 없고 재사용 과정에서 성능 유지가 쉽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 등 글로벌 발사체 기업이 모두 메탄 엔진으로 전환한 배경이기도 하다.

KAI는 이번 사업에서 메탄 엔진 기반 재사용 발사체의 임무 궤도 설계와 체계 성능 분석을 맡는다. 재사용 발사체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모델(BM)을 수립하는 역할도 담당해 기술개발과 산업화 전략을 동시에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KAI 관계자는 “그간 누리호와 항공기 개발을 통해 고도화해 온 우주항공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재사용 발사체 개념연구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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