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단독 운영하게 될 북미 핵심 배터리 생산기지로, 약 45GWh 규모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진 = SK이노베이션]


[이코노미 트리뷴 = 이진석 기자]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온이 포드와 미국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구조를 대대적으로 재편하며 50대50 합작 체제를 사실상 마무리한다. 배터리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양사는 각자의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합의로 포드 보유 지분 50%가 정리되면서, 블루오벌SK는 SK온 단독 지배 체제로 전환된다. 블루오벌SK의 자본금은 기존 약 9조원대에서 절반 수준으로 축소되며, 감자 절차가 마무리되면 SK온은 테네시 공장을 단독으로 운영하게 된다. 테네시 공장은 약 45GWh 규모로, 향후 SK온의 북미 사업을 책임지는 핵심 생산기지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켄터키 공장의 토지·건물 등 약 9조8862억원 규모 자산도 포드로 이전된다. 공장 운영권을 포드가 가져가는 대신 블루오벌SK 지분 50%가 소각되는 구조로, 매각 대가가 지분 정리와 맞교환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켄터키 1·2공장은 포드의 전동화 전략에서 중요한 생산 거점으로 꼽힌다.

SK온 역시 테네시 공장으로 역량을 집중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명확히 드러냈다.

합작 형태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단일 지배 구조를 갖추면 생산 효율성과 원가 관리 측면에서 유연성이 높아진다. 동시에 포드를 포함해 다양한 고객사로 공급망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도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IRA 체제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재편으로 본다.

IRA는 북미 생산 비중, 공급망 투명성, 운영 주체의 통제권 등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요구하는데, 합작 구조는 이러한 심사 기준에서 복잡성과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생산·투자 속도를 높이려는 포드와 수익성 중심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SK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구조조정이 일괄적으로 진행된 셈이다.

블루오벌SK는 2022년 출범 당시 SK온과 포드의 전략적 합작 모델로 기대를 모았지만, 전기차 시장 성장률 둔화와 초기 투자비 부담, 북미 공장 가동률 조정 압력 등의 변수가 누적되며 체제 재편 필요성이 커졌다.

다만 양사는 테네시 공장을 축으로 전략적 협력 관계는 이어갈 예정이다.

테네시 공장은 포드의 전동화 단지 ‘블루오벌 시티’ 내부에 위치해 배터리 적시 공급이 용이한 구조로 설계돼 있어, 생산 독립 후에도 협업 기반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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