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 허성 사장(왼쪽)과 오토리브 크리스티안 스완 SCM 총괄 부사장이 8일 경기 과천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옥에서 에어백 소재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코오롱인더스트리]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세계 최대 자동차 안전부품 업체 오토리브(Autoliv)에 에어백 소재 추가 공급을 결정하면서 베트남에 대규모 신공장 투자를 단행한다. 글로벌 완성차 안전 부품 시장이 회복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동남아를 거점으로 한 생산 기지 재편 전략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8일 오토리브와 에어백 소재 추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양사 간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번 계약은 올해 4월 체결된 에어백 공급 협의 MOU의 후속 조치로, 기존 거래 구조를 단기 공급 중심에서 장기 파트너십 체계로 전환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베트남 호치민시에 에어백 원단 생산을 위한 신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규모는 약 700억원 수준으로, 그동안 한국과 중국에서 생산한 원단을 베트남으로 옮겨 쿠션만 제작하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제직·가공·코팅 설비를 모두 현지에 구축해 원단부터 쿠션까지 전 공정을 일괄 처리하는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된다.
생산 일정 역시 장기 로드맵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초도 물량 생산은 2028년부터 시작되고 2029년까지는 생산 안정화와 물량 확대에 집중한 뒤, 본격 납품이 이뤄지는 2030년부터는 베트남 신공장에서만 연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오토리브는 에어백과 안전벨트, 스티어링휠 등 차량 안전 부품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전 세계 25개국에 65개 생산 거점과 13개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 매출 규모는 14조원에 달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세계 2위 에어백 소재 공급사로 중국·베트남·멕시코 등 주요 글로벌 거점에 생산 시설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단순한 물량 확대를 넘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글로벌 자동차 소재 사업 입지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완성차 업체들의 공급망 다변화 기조와 탈중국 전략이 맞물린 상황에서 베트남을 핵심 생산기지로 삼는 이번 투자가 갖는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단부터 쿠션까지 일괄 생산 체계를 베트남에서 구축하는 것은 원가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포석”이라며 “오토리브와의 장기 공급 계약은 향후 글로벌 완성차 고객 확대 과정에서도 중요한 레퍼런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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