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마이크로 RGB TV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RGB TV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며 프리미엄 TV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115형 마이크로 RGB TV를 업계 처음 선보인 데 이어, 2026년형 제품군에서는 55·65·75·85·100·115형 등 총 6개 사이즈로 라인업을 넓혔다.

마이크로 RGB TV는 LCD TV의 핵심 구성 요소인 백라이트에 마이크로 크기의 RGB(빨강·초록·파랑) LED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백색 LED 대신 RGB 광원을 사용해 각 색상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색 정확도와 명암 표현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RGB LED 칩 크기를 10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줄이는 마이크로 RGB 기술을 적용해 백라이트 밀도를 높였다. 이를 통해 화면의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을 보다 정교하게 구분하는 로컬 디밍 효과를 극대화하고, 깊은 블랙과 고휘도의 공존을 구현했다.

화질 정확도 측면에서도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삼성 마이크로 RGB TV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제정한 색 정확도 기준인 BT.2020 면적률 100%를 충족해 독일 시험·인증기관 VDE로부터 ‘Micro RGB Precision Color’ 인증을 획득했다.

AI 기반 화질 처리 기술도 강화됐다. 고성능 NPU를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 RGB AI 엔진을 탑재해 △콘텐츠를 4K 해상도로 구현하는 ‘4K AI 업스케일링’ △장면별 색상과 대비를 최적화하는 ‘마이크로 RGB 컬러 부스터 프로’ 등을 지원한다. 여기에 빅스비, 퍼플렉시티, 코파일럿 등을 아우르는 다중 AI 서비스 플랫폼을 적용해 TV를 단순한 시청 기기를 넘어 상호작용형 ‘비전 AI 컴패니언’으로 확장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이헌 부사장은 “마이크로 RGB TV 라인업 확대를 통해 최고 수준의 화질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며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서 ‘더 퍼스트 룩(The First Look)’ 전시를 통해 마이크로 RGB TV 전 라인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가 CES 2026에서 공개할 예정인 ‘LG 마이크로RGB 에보(evo)’ 제품 이미지. [사진=LG전자]


한편 마이크로 RGB를 둘러싼 프리미엄 LCD 기술 경쟁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마이크로 RGB TV를 먼저 공개하며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LG전자 역시 CES 2026에서 마이크로 RGB 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 LC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모두 RGB 백라이트 기반의 차세대 LCD 기술을 채택했지만, 기술 구현 방식과 접근 방향에는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RGB LED의 미세화와 고밀도 배치를 통해 백라이트 구조 자체의 정밀도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LG전자는 기존 올레드 TV에서 축적한 광원 제어 기술과 영상 처리 역량을 LCD에 접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LCD 시장에서는 단순한 패널 성능 경쟁을 넘어, 백라이트 제어 기술과 AI 기반 화질 처리 기술을 중심으로 한 차별화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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