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비만 치료 파이프라인 ‘H.O.P(Hanmi Obesity Pipeline)’. 임상 3상 단계의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출발점으로 차세대 비만 치료제와 경구 제형, 디지털 치료제로 확장하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자료 = 한미약품]


[이코노미 트리뷴 = 박민정 기자]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GLP-1 계열 비만·대사질환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오토인젝터주(HM11260C)’의 국내 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하며 상용화를 향한 절차에 들어갔다. 국내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GLP-1 신약이 허가 단계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허가 신청은 단순한 비만 치료제 출시를 넘어,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중심으로 한 Life Cycle Management(LCM) 전략을 본격 가동하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 치료에 국한하지 않고, 당뇨병과 심혈관·신장질환까지 포괄하는 통합 대사질환 치료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 11월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된 이후 약 20일 만에 공식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GIFT는 치료 효능과 안전성을 현저히 개선한 혁신 신약에 대해 심사 기간 단축과 맞춤형 심사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앞서 한미약품은 비만 성인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시험에서 40주차 중간 톱라인 결과를 공개하며 최대 30%의 체중 감소 효과와 평균 9.75%의 체중 감소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존 GLP-1 제제 대비 양호한 안전성도 함께 입증됐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비만 치료 표준으로 자리 잡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체중 감량에 초점을 맞춘 단일 제품 전략이라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하나의 성분을 기반으로 비만을 출발점 삼아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신장질환까지 적응증과 활용 범위를 넓히는 구조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한미약품은 현재 SGLT-2 저해제 및 메트포르민과의 병용 3상 임상을 통해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의 적응증 확대를 추진 중이며, 2028년 허가를 목표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병용 3상은 혈당 조절 효과를 넘어 비만과 심혈관·신장질환까지 포괄하는 통합 대사질환 치료제로의 가능성을 검증하는 핵심 단계로, 향후 적응증 확장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제형 측면에서는 오토인젝터 외에 프리필드시린지(PFS)와 멀티펜 등 다양한 투여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투여 편의성과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동시에, 국내 생산 기반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최초로 디지털융합의약품(DTx) 개발에 도전한다.

의약품과 디지털 의료기기를 결합한 차세대 치료 모델로,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디지털 의료기기를 융합해 체중 감소 보조는 물론 근력 유지와 운동 수행능력 향상, 생활습관 개선까지 아우르는 통합 치료 효과를 노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러한 디지털융합의약품 개발을 위해 2026년 1분기 IND(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약물 치료를 넘어 생활습관 관리까지 포괄하는 치료 모델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체지방 감소와 근력 강화, 혈당 조절 등을 아우르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과 OTC 패키지 포트폴리오를 마련해, B2C 시장에서의 접점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 김나영 전무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허가 승인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이번 허가 신청은 또 다른 시작”이라고 밝혔다.

박재현 대표는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통해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비만·대사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환자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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