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사진 =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종합투자계좌(IMA) 1호 상품을 공식 출시하며 국내 자본시장에 새로운 운용형 금융상품을 선보였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직접 운용하되 원금을 보장하고, 운용 성과를 고객과 나누는 구조로 설계된 제도다.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펀드보다 안정성을 강조한 상품으로 평가된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MA 1호는 운용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원금 보장 상품”이라며 “안정형으로 설계된 첫 상품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이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나도 오늘 직접 가입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출시된 IMA 1호 상품은 2년 만기의 폐쇄형 구조다. 폐쇄형은 중도 환매가 제한되는 대신 운용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전에 확정 수익률이나 기대 수익률은 제시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연 4% 이상의 수익을 목표로 운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 기간은 오는 23일까지다.

IMA는 기존 금융상품과 구조적으로 차별화된다. 고객 자금을 예금처럼 맡기되, 증권사가 기업 대출이나 회사채, 모험자본 등에 직접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모험자본은 초기 기업이나 성장 단계 기업에 공급되는 투자 자금을 의미한다.

펀드처럼 성과에 따라 수익이 달라질 수 있지만, 증권사가 원금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투자 위험은 크게 낮췄다.

김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이 IMA 1호 사업자로 선정된 배경에 대해 “2017년 발행어음 1호 사업자로 인가받은 이후 8년간 정부 지침에 따라 국내 산업 전반에 모험자본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왔다”며 “그 과정에서 축적한 운용 노하우와 위험 관리 능력이 이번 IMA 사업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수신 잔고는 약 20조원에 달한다.

IMA 1호 상품의 운용 성과는 고객과 회사가 공유하는 구조다. 김 사장에 따르면 운용 성과의 60%를 고객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향후 상품 라인업도 빠르게 확대된다. 김 사장은 “만기나 투자 포트폴리오를 달리한 상품을 한 달에 한두 개씩 꾸준히 출시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IMA 전담 위험관리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투자 금액과 리스크를 사전에 충분히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만기 일시 지급 구조지만, 향후에는 중간 배당 등 다양한 지급 방식도 도입할 방침이다. 내년까지 누적 모집 자금은 4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 자산 구성과 관련해 김 사장은 “개인적으로는 해외 자산 비중을 30% 이하로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도 “규정상 제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을 통한 중소기업 대출,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를 통한 초기 기업 투자 등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IMA를 한국투자증권의 중장기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규정했다. 그는 “IMA는 단순한 신상품이 아니라 국내 자본시장 구조를 바꾸는 제도”라며 “기업 대출과 회사채, 모험자본 투자를 통해 형성되는 대규모 자금은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기자본 규모에서는 아시아 대형 증권사보다 작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 기준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목표는 아시아 ‘넘버 원’ 투자은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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