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LG이노텍]


[이코노미 트리뷴 = 이진석 기자]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이 차량 계기판 디스플레이 뒤에 완전히 숨겨 운전자를 모니터링하는 ‘차세대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를 개발하고,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서 이를 처음 공개한다.

자율주행 고도화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디자인과 화질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한 신형 솔루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DMS는 졸음운전과 전방주시 여부, 운전자 주의 분산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사고를 예방하는 안전 시스템이다.

자율주행 단계가 높아질수록 운전자 상태 인식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DMS를 둘러싼 규제도 빠르게 강화되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신차에 DMS 장착을 의무화할 예정이며, 미국·중국·일본 등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고급 차종을 중심으로 돌출형 카메라에 대한 디자인적 거부감과 프라이버시 이슈가 부각되면서,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UDC 방식에 대한 완성차 업체들의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개발된 기존 UDC 역시 구조적 제약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디스플레이 패널이 카메라 시야를 가리는 방식 탓에 화질이 약 30%가량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운전자 표정이나 눈깜빡임, 미세한 움직임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일부 완성차 업체들은 성능 신뢰성 문제를 이유로 UDC 도입을 주저해 왔다.

LG이노텍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와 협력해 차세대 UDC 개발에 착수했다.

디스플레이 뒤에 카메라를 배치하면서도 자체 개발한 AI 화질 복원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디블러와 디노이즈 알고리즘으로 손상된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복구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차세대 UDC는 디스플레이가 없는 상태에서 촬영한 영상과 99% 이상 동등한 화질을 구현했다.

이에 따라 계기판 뒤에 완전히 숨겨진 구조로 디자인 자유도를 높이면서도, DMS에 요구되는 정밀한 인식 성능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LG이노텍은 향후 운전자뿐 아니라 탑승자까지 인식 범위를 넓혀 시트 위치 조절이나 실내 온도 설정 등 차량 맞춤형 편의 기능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차세대 UDC 공개를 계기로 LG이노텍은 차량 내외부를 아우르는 자율주행 센싱 솔루션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축적한 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용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LG이노텍은 이미 눈과 성에 제거 시간을 절반으로 줄인 히팅 카메라와 운전자·탑승자를 동시에 인식하는 RGB-IR 인캐빈 카메라를 선보인 바 있다. 여기에 미국 라이다 기업 아에바(Aeva)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4D 이미징 레이더 전문기업 스마트레이더시스템에 대한 지분 투자 등을 통해 기술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2030년까지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 매출을 2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혁신 부품을 지속 선보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S&P 글로벌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인캐빈 카메라 모듈 시장은 2025년 18억달러에서 2035년 51억달러(한화 약 7.2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자율주행 전환과 안전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보이지 않는 카메라’를 둘러싼 기술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jinlee@economy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