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비율 1대 1.2로 이사회 승인
자산 106조 원, 연 매출 90조 원 초대형 에너지 기업 탄생 예고
이코노미 트리뷴
승인
2024.07.17 17:33 | 최종 수정 2024.07.17 18:59
의견
0
[이코노미 트리뷴=김용현 기자]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의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 흡수합병,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3사 간 합병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으로 탄생한 새로운 기업은 SK온,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그리고 SK엔텀을 자회사로 두게 된다.
SK그룹은 사업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이번 합병을 추진해 왔다. 증권가에서는 두 회사의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했다. 합병 후 기업은 SK이노베이션의 정유·화학·배터리 사업과 SK E&S의 천연가스· 전력·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결합하여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합병 비율은 1대 1.2로 결정되었으며, 이는 비상장사인 SK E&S의 가치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후 새로운 기업의 시가총액은 약 106조 원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579조 2,426억 원)와 SK하이닉스(164조 1,919억 원)에 이어 3위에 위치한다. 기존 3위였던 LG에너지솔루션(84조 7,146억 원)은 4위로 밀려난다.
이번 합병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기업은 SK온이다. SK온은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그동안 SK이노베이션의 직간접 지원을 받아 시설투자에 20조 원 넘게 투입할 수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에 대한 지원과 함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부채 규모가 50조 원을 넘어섰다. 두 회사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황에서 합병을 통해 모기업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으며, SK온의 배터리 사업을 위한 추가 지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의 합병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 48조 9,630억 원, 영업이익 5,746억 원을 기록한 알짜회사로 평가받고 있으며, SK엔텀도 매출 2,576억 원과 수백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와의 합병이 SK온의 영업손실을 상쇄하고,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SK그룹은 이번 합병으로 그룹 전체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신재생에너지 및 배터리 사업 등 미래 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SK온은 올해 7조 5,000억 원으로 목표한 CAPEX(생산능력) 투자를 흔들림 없이 이어갈 계획이며, 전기차 배터리 분야 외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연내 진출할 계획이다.
합병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이사회에서 의결한 합병안은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SK㈜의 기존 주주들은 SK E&S의 배당이 줄어들 수 있다며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SK E&S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높은 배당을 실시해 왔기 때문에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며 “또 합병으로 직원들의 피로감이 증가하고 조직문화의 변화와 인사이동 등에 대해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 트리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