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SK바이오팜]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XCOPRI®) 의 미국 매출 호조에 힘입어 2025년 3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고마진 제품의 비중이 확대되며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두드러졌고, 글로벌 시장 확장과 AI 기반 신약개발 등 차세대 성장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SK바이오팜은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17억원, 영업이익 701억원, 당기순이익 71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4%, 262.4%, 1031.3% 증가한 수치로, 증권가 컨센서스(464억~551억원)를 30~50% 이상 상회했다.

이번 실적을 이끈 핵심은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이다.

세노바메이트는 성인 뇌전증 환자의 부분발작을 치료하는 신약으로, 미국에서는 ‘엑스코프리(XCOPRI)’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9%, 전 분기 대비 11.7% 증가한 1722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매출은 4595억원으로 이미 전년도 연간 실적을 넘어섰으며, 4분기에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릴 경우 연간 가이던스(4억2000만~4억5000만달러) 상단 달성이 유력하다.

세노바메이트 매출 증대는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기타 매출 감소와 판관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익률이 높은 미국 엑스코프리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뛰었다.

회사 측은 “미국 시장에서의 가속 성장과 아시아 진출 본격화가 동시에 이뤄지며 성장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기준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총 처방(TRx)은 전년보다 25% 이상 늘었으며, 신규 환자 처방(NBRx)도 한 단계 상승했다. 이는 소비자 직접 광고(DTC), ‘Line of Therapy’ 캠페인, NBRx 콘테스트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의 성과로 분석된다.

SK바이오팜은 향후에도 신규 환자 유입을 늘리고 처방 주기를 단축하기 위한 마케팅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확대와 연령 확장을 통해 시장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일차성 전신 강직-간대발작(PGTC) 임상 3상 탑라인 결과를 조기 확보해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세부 결과는 12월 열리는 미국뇌전증학회(AES)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소아 연령 확장 임상은 환자 모집을 마쳤고, 현탁액(Oral Suspension) 제형의 신약승인신청서(NDA)도 연내 제출될 예정이다.

아시아 시장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3일 동아ST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세노바메이트 NDA 승인을 받았으며, 중국 이그니스 테라퓨틱스와 일본 오노약품공업의 허가 신청도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한국·중국·일본 3국에서의 순차 출시가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방사성의약품(RPT) 후보물질 SKL35501의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준비 중이며, 추가 후보물질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RPT와 단백질 분해 플랫폼(TPD) 기반의 신약 기술력 확보로 ‘균형 잡힌 빅바이오텍(Big Biotech)’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발굴·개발·치료 전 과정의 혁신도 추진 중이다.

SK바이오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AI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헬스케어 분야 수행기관으로 선정됐으며, 중남미 제약사 유로파마(Eurofarma) 와 캐나다에 AI 합작법인 ‘멘티스 케어(Mentis Care)’ 를 설립해 뇌전증 환자 관리 플랫폼 및 웨어러블 디지털 치료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엑스코프리의 고성장세와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을 본격화하겠다”며 “AI·디지털 치료 솔루션을 결합한 혁신형 바이오텍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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