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업체 쿠팡, 해마다 수십억원씩 쓰며 해외 유명 스포츠팀 데려오는 실제 이유는

기존 OTT 고객 유지하는 ‘락인효과’ 두드러져
소비성향 큰 20~30대 신규고객 유치 절호의 기회
명문 스포츠 경기 유치 따른 수익확보 등 ‘비용의 효율성’
넷플릭스에 맞서 국제 무대에서 쿠팡플레이 브랜드 파워 높여
스포츠 굿즈 등 부가사업 통해 수익 극대화 거머줘

이코노미 트리뷴 승인 2024.08.04 15:10 의견 0
쿠팡플레이는 해외 유명 스포츠팀을 초청해 OTT 가입자 수를 늘리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차별화된 콘텐츠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 = 쿠팡 뉴스룸]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2024년 파리올림픽이 올여름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는 최대 스포츠 축제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이 세계 유명 스포츠팀을 해마다 국내로 초청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쿠팡이 운영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쿠팡플레이 시리즈 첫 번째 경기에서 영국 프로축구팀 토트넘 핫스퍼가 한국 프로축구 선발팀 ‘K리그’에 경기를 펼친 데 이어 2차전에는 독일 프로축구팀 FC 바이에른 뮌헨과 격돌했다.

친선경기인 만큼 이들 팀의 승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중요한 것은 쿠팡플레이의 ‘정체성’이다.

OTT(Over The Top)는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플랫폼으로 사용자가 원할 때 방송을 보여주는 일종의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그런데 쿠팡플레이가 최근 수년간 엄청난 돈을 투자해 해외 유명 스포츠팀을 국내로 초청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인 이유는 OTT 가입자 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쿠팡플레이 가입자 수는 563명을 넘어 미국 OTT업체 넷플릭스(1223만명)에 이어 2위다. 토트넘-뮌헨 중계 경기는 OTT인 쿠팡플레이를 통해 실시간 시청할 수 있다. 손흥민 선수가 포함된 토트넘에 대해 일반 스포츠팬은 물론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플레이는 OTT 가입자 수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쿠팡플레이가 축구를 통해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 이른바 ‘락인(Lock-in)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 OTT업계는 핵심 콘텐츠로 스포츠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추세다. 한 예로 글로벌 OTT업체 넷플릭스가 지난 1월 60억달러(약 7조원)을 지불하고 미국 프로레슬링(WWE)의 주간 레슬링 쇼 ‘로우(RAW)’의 10년 독점 중계권을 거머쥔 것도 같은 이유다.

결국 OTT의 스포츠 중계는 기존 고객 유지는 물론 신규 고객 확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2020년 12월 OTT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쿠팡플레이는 업계 후발주자라는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OTT 사업자 가운데 스포츠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해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젊은 층’을 대거 거머쥘 수 있는 시장 확대 전략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쿠팡은 스포츠 중계를 통해 기존 고객 유지와 신규 고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국내 소비시장의 핵심축은 20~30대다. 이들은 기존 일반 상품은 물론 해외 명품 소비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도 이러한 점에 주목한다. 젊은 고객층인 20~30대 신규 고객을 많이 확보해 이들의 소비를 적극 독려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비용의 효율성도 꼽을 수 있다. OTT가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신경을 쓰는 오리지널 콘텐츠는 제작에 거액의 돈을 투입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투자가 시장에서 대박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이에 비해 토트넘처럼 국내 인지도가 높은 팀을 국내에 초청해 다른 글로벌 경쟁팀과 경기를 펼친다면 OTT업체로서는 거액의 돈을 거머쥘 수 있는 기회다.

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뮌헨 경기가 대표적인 예다.

축구경기장 입장료는 천차만별이다. 프리미엄A(40만원)을 비롯해 △프리미어B(30만원) △프리미엄C (25만원) △1등석 A ~ C(15~20만원) △2등석 A ~ C(8~13만원) △3등석 A, B(6만원, 3만원)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핵심 손흥민과 김민재 맞대결로 눈길을 모은 이날 경기에는 30도가 넘는 폭염에도 약 6만3496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이날 경기 수입 정확하게 알수는 없다.

그러나 프리미엄과 1등석을 제외하고 중간값인 10만원으로 계산해도 이날 입장 수입료가 최소 64억원이 넘는다. 국내 K리그팀과의 경기까지 포함하면 경기장 입장 수입료가 100억원대에 이를 수도 있다.

물론 쿠팡플레이가 100억원을 모두 가져가지 않는다. 그러나 해외 명문팀 초청비, 대회 운영비, 걸그룹 ‘뉴진스’ 공연비용 등을 제외해도 최소한 수십억원을 거머쥘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국제적 경기는 쿠팡플레이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축구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스포츠다. 쿠팡플레이가 글로벌 스포츠 행사의 스폰서로 참여해 세계 유명 구단을 국내로 초청하는 것은 결국 쿠팡플레이는 물론 모기업 쿠팡의 글로벌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다.

쿠팡으로서는 이를 통해 해외 유통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배송시장과 OTT시장에서 경쟁업체와의 차별화 전략에 올인하는 모습”이라며 “쿠팡플레이의 차별화 전략은 결국 소비자 참여를 늘려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넷플릭스에 버금가는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큰 그림이 담겨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스포츠 경기는 중계에만 그치지 않고 관련 굿즈를 판매해 부가 수입을 거둘 수 있다”며 “쿠팡은 세계인 관심이 큰 축구 등 스포츠 충계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 국내외 투자를 유치할 수 있고 협력업체도 늘릴 수 있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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