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신사가 비즈니스 영역별 C레벨 책임 경영제를 도입하며 경영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무신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기존 팀·본부 중심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 실행과 사업 지원을 각각 담당하는 2인의 각자대표 체제 아래 영역별 최고책임자가 전권을 갖는 구조로 전환한다.
대표에게 집중되던 판단 구조를 분산시키고, 현장에서 바로 결정하고 실행하는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무신사는 2026년 1월부터 커머스, 브랜드, 글로벌, 기술, 재무, 법무, 홍보, 인사, 디테일 등 전 영역에 걸쳐 C레벨 책임자를 배치한다. 상품 판매 중심의 기존 패션 기업과 달리, 글로벌·법무·디테일 등 플랫폼 운영에 필요한 기능을 최고책임자 단위로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새롭게 도입된 최고디테일책임자(CDeO) 직책도 같은 맥락이다. 소재 표기, 혼용률, 상세페이지 정보, 고객 접점 문구 등 소비자가 체감하는 ‘디테일’은 그간 여러 부서에 분산돼 관리돼 왔다. 무신사는 이 영역을 별도 최고책임자 산하로 묶어, 브랜드 수가 늘어날수록 커지는 품질·신뢰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향을 택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와 관련한 무신사 공식 공지 화면. [사진 = 무신사]
최근 패션 플랫폼 업계에서 혼용률·표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무신사는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혼용률 부적합 사례가 확인되지 않은 유일한 플랫폼으로 나타났다. 법적 책임 여부와 무관하게 전수 조사와 정보 공개를 병행해 온 점도 주목된다.
이번 조직 개편 역시 이러한 신뢰 관리 기조를 일회성 대응이 아닌 상시적인 사전 관리 체계로 고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무신사는 재무·법무·홍보·인사 등 사업지원 기능을 총괄하는 조남성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조 대표는 인사 총괄을 겸임하며, 글로벌 확장 과정에서 조직 운영과 리스크 대응을 전담하는 역할을 맡는다. 영역별 C레벨 임원들은 1년 단위 성과를 기준으로 유연하게 운영돼, 권한과 함께 책임도 강화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을 무신사가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 준비와도 맞물린 행보로 보고 있다. 상장 과정에서 요구되는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책임 경영 체계를 사전에 정비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박준모 대표는 글로벌 사업과 프로덕트, 테크 분야의 내부 프로세스 구축을 마무리한 뒤 당분간 자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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