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2월, 오스탈 USA가 건조해 미 해군에 인도한 원정고속수송함(EPF) 13번함 ‘USNS 아팔라치콜라(EPF-13)’가 해상에서 항해하고 있다. 자율운항 기능을 갖춘 미 해군 수상함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평가된다. [사진 = 오스탈]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호주 정부로부터 글로벌 조선·방산업체 오스탈(Austal) 지분을 기존 9.9%에서 19.9%로 확대하는 데 대한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인수 시도가 무산된 이후 재도전에 성공한 것으로, 미국과 호주를 잇는 해양 방산 사업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호주 재무부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권고를 수용해 한화의 지분 확대를 허용하되 보유 한도를 19.9%로 제한했다. 20%를 넘길 경우 공개매수 등 인수 절차로 해석될 수 있는 호주 기업 인수 규제를 고려한 조치다.

한화그룹도 이번 투자는 오스탈과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것이라며, 현 단계에서 추가 지분 확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오스탈은 호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조선·방산업체로 미국 앨라배마와 샌디에이고 등에 조선소를 운영하며 미 해군 함정을 건조·납품하고 있다. 미국 소형 수상함과 군수지원함 시장에서 점유율 40~60%로 1위를 차지하는 핵심 공급업체로 평가된다.

이번 거래가 특히 주목받는 배경에는 미국·영국·호주 3국 안보 동맹인 AUKUS 체제가 있다. AUKUS는 핵추진 잠수함을 포함한 최첨단 군사 기술을 이들 국가 간에만 공유하는 협력 구조로, 호주는 미 해군 방산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분류된다.

이로 인해 오스탈은 단순 조선사를 넘어 동맹국 군수 공급망의 일부로 관리되고 있으며, 한화의 지분 확대 역시 호주 정부를 중심으로 안보·공급망 관점의 검토를 거쳐 승인된 사안으로 해석된다.

한화그룹은 이번 승인으로 지난해 인수한 필리조선소에 이어 오스탈까지 확보하며 미국과 호주를 연결하는 해양 방산 거점을 구축하게 됐다. 한화오션의 조선 역량을 오스탈의 글로벌 사업에 접목해 공동 사업과 기술 협력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은 “호주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오스탈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미국 사업을 포함한 글로벌 해양 방산 분야에서 상호 발전적인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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