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EV 통합 열관리 시스템 양산 기념식. [사진 = 현대위아]


[이코노미 트리뷴 = 이진석 기자] 12일 현대위아가 전기차(EV) 통합 열관리 시스템 양산을 계기로 열관리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열관리가 주행거리와 배터리 수명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는 가운데, 현대위아가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시스템 단위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는 평가다.

현대위아는 이날 경남 창원시 창원1공장에서 ‘EV 통합 열관리 시스템 양산 기념식’을 열고, 해당 시스템의 양산 100일을 맞았다고 밝혔다. 현대위아는 지난 7월부터 전기차용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생산해 기아의 목적기반차량(PBV) PV5에 공급하고 있다.

전기차에서 열관리는 과거 내연기관차와 성격이 다르다.

엔진에서 나오는 열을 난방에 활용할 수 있었던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난방과 냉방은 물론 배터리 온도 조절까지 모두 전기를 사용해 직접 해결해야 한다.

열관리 효율이 낮을 경우 주행거리 감소는 물론 배터리 열화가 가속될 수 있어, 완성차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는 배터리 다음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기술 영역으로 ‘EV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지목하고 있다. 배터리·모터·실내 공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제어해야 해 기술 복잡도가 높고, 실차 적용을 통한 검증 없이는 외부 수주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현대위아는 공조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HVAC(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Unit)를 자체 개발하고, 쿨링모듈(CRFM), 전동식 컴프레서, 실내 콘덴서 등 전기차 특화 열관리 부품을 직접 설계·양산하고 있다. 늘어난 부품 구성에 대해서는 시스템 단위의 모듈화를 통해 구조를 정리했다.

특히 현대위아의 열관리 시스템은 유럽 시장에서 실차 검증을 거친 PV5에 적용되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은 혹서·혹한 환경과 고속 주행, 상용차 실사용 기준이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힌다. PV5가 현지에서 안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은, 적용된 열관리 시스템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사업 확장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현재 공급 중인 PV5를 넘어, 2027년 양산 예정인 기아의 대형 PBV ‘PV7’에도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7년부터는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용 공조시스템을 개발해 현대자동차에 공급하며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생산 인프라 확충도 병행 중이다. 현대위아는 창원1공장 내 약 6000평 규모 부지에 열관리 시스템 양산 라인을 구축했으며, 열교환기·튜브 등 공조 부품과 냉각수·냉매 모듈 생산 설비도 추가 확장했다. 향후에는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양산할 수 있는 해외 거점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권오성 현대위아 대표는 이날 기념식에서 “오늘의 성과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더욱 크게 도약하겠다”며 “모빌리티 열관리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 성장하기 위해 기술 개발과 공급망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jinlee@economy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