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력 업체가 내년 1월에 화려한 막을 올리는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5'를 앞두고 무려 53개에 이르는 ‘CES 혁신상’을 휩쓸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는 지난 14일(현지시간) 'CES 혁신상' 수상 제품과 기술을 발표했다.
1924년 문을 열어 올해 100년을 맞는 CTA는 전 세계 기술 산업 분야에서 매우 공신력 있고 영향력 있는 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CTA는 CES를 해마다 주관하는 것은 물론 △최근 첨단기술 시장 분석과 전망 △정부에 기술산업 정책 제안 등 주요 활동을 하는 기관이다.
CTA는 해마다 CES 개막에 앞서 출품한 품목 가운데 가장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선정해 CES 혁신상을 준다.
CES 2025는 내년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등 5개 부문서 29개 상 받아
나흘간 열릴 CES 2025를 앞두고 삼성전자는 △영상디스플레이 16개 △생활가전 4개 △모바일 5개 △반도체 3개 △삼성전자 전장(전자장치) 자회사 하만(Harman) 1개 등 총 29개에 이르는 혁신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영상디스플레이 영역에서 최고 혁신상 3개를 수상했고 △2025년형 TV △모니터 등 신제품과 서비스로 13개 혁신상을 휩쓸었다.
생활가전 부문에서 냉장고에 보관된 식재료를 스마트하게 관리하는 'AI(인공지능) 비전 인사이드' 기능을 포함한 2025년형 가전 신제품과 서비스로 4개 혁신상을 수상했다.
모바일 부문에서 '갤럭시 버즈3 프로'가 최고 혁신상을 받았고 △갤럭시 AI △갤럭시 Z 폴드6 △갤럭시 탭 S10 시리즈 △갤럭시 워치7도 혁신상의 영예를 안았다.
핵심 영역인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최대 성능 10.7Gbps 속도와 업계 최소 두께 12나노급이 적용된 LPDDR5X와 △업계 최초로 3나노 공정을 적용한 웨어러블 전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W1000 △이미지 센서 설루션 ALoP 등 3개 제품이 혁신상을 거머쥐었다.
음향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하만 인터내셔널은 'JBL 투어 프로3' 무선 이어폰으로 혁신상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무려 29개 혁신상을 손에 쥔 것도 중요하지만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도 눈길을 끈다”며 “삼성전자는 CES 혁신상 수상 노하우를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C-LAB) 스타트업에 공유해 많은 스타트업이 CES 혁신상을 받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CES 2025에서 C랩 스타트업은 △핀테크(금융+IT(정보기술)기술) 분야에서 최고혁신상 1개와 △AI △확장현실(XR) △로보틱스 △디지털 헬스 △스마트 씨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상 11개를 움켜쥐는 데 성공했다.
◇LG전자, 올레드TV 3년 연속 최고 혁신상 움켜줘
이에 질세라 LG전자는 최고 혁신상 3개를 포함해 총 24개 CES 혁신상을 건네받았다.
특히 LG 올레드 TV는 영상디스플레이와 화질 부문에서 최고 혁신상을 포함해 총 6개 혁신상을 받는데 성공했다.
LG 올레드 TV는 3년 연속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지난 2013년 첫 출시 이래 13년 연속 CES 혁신상을 받는 신기록을 세웠다.
LG전자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핵심으로 꼽히는 독자 스마트 TV 플랫폼 '웹(web)OS(운영체계)'도 사이버보안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생성형 AI를 탑재한 AI홈 허브 'LG 씽큐 온', 이동형 AI홈 허브(프로젝트명 Q9)도 각각 혁신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업계 관계자는 “LG 울트라기어 올레드 게이밍 모니터는 게이밍과 화질 부문에서 최고 혁신상을 포함해 3관왕을 차지했다”며 “이밖에 초경량 프리미엄 AI PC인 ‘LG 그램 프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부터 홈 오피스까지 별도 PC 연결 없이 즐기는 'LG 마이뷰(MyView) 스마트모니터', LG 울트라파인 모니터,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프로젝터 LG 시네빔 등이 혁신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자회사도 혁신상 수상자 명단에 포함됐다.
LG전자의 전자부품 자회사 LG이노텍은 차량 조명모듈 '넥슬라이드 A+'로 CES 혁신상을 받았다.
넥슬라이드 A+는 LG이노텍 차량 조명 전문 브랜드 ‘넥슬라이드 시리즈’ 제품 중 하나다. 이 제품은 G이노텍 고유 기술을 적용해 별도 부품 없이 모듈 하나만으로 밝고 고른 빛을 내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모듈 두께도 기존 제품 대비 40% 얇아졌고 고내열 레진 코팅과 필름 기술을 적용해 방열 성능이 한층 개선된 점도 눈에 띄었다.
이밖에 LG그룹 방계기업인 LS그룹 계열사도 이번 수상자에 포함됐다.
LS일렉트릭과 LS전선이 공동 개발한 차세대 초전도 혁신 설루션 '하이퍼그리드(HyperGrid) NX'도 인간안보와 스마트시티 부문에서 CES 혁신상을 받았다.
하이퍼그리드 NX는 LS일렉트릭의 초전도 전류제한기와 LS전선의 초전도 케이블을 결합한 IDC(데이터센터) 전력공급 시스템이다.
22.9㎸(킬로볼트)의 낮은 전압으로 154㎸급 대용량 전력을 송전할 수 있어 도심에 추가 변전소를 짓지 않아도 전력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다.
또한 변압기가 필요없어 기존 변전소의 약 10분의 1 크기로 설계할 수 있고 전자파도 발생하지 않아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국내 대표 기업이 혁신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기술 화두는 AI, TV, 게이밍, 컴퓨터 하드웨어 등”이라며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기술을 초격차(경쟁업체가 따라오지 못하는 기술 격차)하는데 성공한 게 수상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 등 경쟁국이 가성비와 기술개발로 우리 기업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첨단 기술력과 혁신성으로 계속 경쟁국을 따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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