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본사 ‘애플 파크(Apple Park)’ 전경. [사진 = Unsplash]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애플이 시가총액 4조달러(약 5560조원)를 돌파하며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초대형 기술기업 반열에 올랐다. 올해 초 각종 악재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아이폰17 판매 호조와 서비스 부문 성장세가 반등의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애플(AAPL) 주가는 0.1% 상승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아이폰17 시리즈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지난 4월 하루 만에 시가총액 3100억달러 이상이 증발했던 하락세를 완전히 만회했다.

시장조사업체 집계에 따르면 아이폰17 초기 판매량은 전년 아이폰16 대비 약 14% 증가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기본 모델 판매량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애플은 이번 모델에서 가격을 동결하는 대신 초박형 티타늄 프레임을 적용한 ‘아이폰 에어(iPhone Air)’를 새롭게 선보이며 교체 수요를 자극했다.

실적 개선도 주가 회복에 힘을 보탰다.

애플은 6월 분기(회계연도 3분기) 기준 매출 940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음악·iCloud·앱스토어·스트리밍 등을 포함한 서비스 부문 매출은 27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또한 10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해 주당순이익(EPS)을 끌어올리며 주가를 안정적으로 방어했다.

올해 들어 애플 주가는 약 7% 상승해 시장 평균 상승률(17%)에는 못 미쳤지만, 여전히 기술주 랠리의 중심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마이크로소프트가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시가총액 4조달러를 먼저 돌파한 가운데, 애플의 복귀는 ‘하드웨어 기반 혁신’의 저력을 다시금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인공지능(AI) 경쟁에서는 숙제가 남아 있다.

애플은 ‘온디바이스(On-device)’ 중심의 Apple Intelligence 전략을 내세워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이폰·아이패드·맥(Mac) 전반에 텍스트 요약, 자연어 이미지 검색, 실시간 번역 기능 등을 탑재했지만,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형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앞세운 경쟁사들에 비해 혁신 체감은 다소 약하다는 평가다.

월가에서는 이번 반등을 두고 “아이폰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향후 기업가치의 지속성은 AI 로드맵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팀 쿡 CEO가 아이폰17로 성공을 거둔 것은 분명하다”며 “이제 시장은 애플이 제시할 본격적인 AI 전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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