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위치한 삼성전자 미국 본사 전경. 건물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3단으로 적층한 형태를 형상화했다. [사진 = 삼성전자]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삼성전자가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6조6000억 원, 영업이익 12조200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5.4%, 영업이익은 160.2%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각각 8.8%, 32.5% 늘어난 수치다.
회사 측은 “AI 반도체 수요와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견조한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며 “DS와 DX 양대 사업부 모두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은 매출 33조1000억 원, 영업이익 7조 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HBM3E와 DDR5, 서버 SSD 판매가 확대되면서 메모리 매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제품 가격 상승과 전분기 재고 관련 일회성 비용 감소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파운드리 부문은 첨단공정 중심으로 분기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고,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의 프리미엄 SoC 공급을 안정적으로 이어갔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HBM3E(5세대) 제품을 ‘큰손’ 엔비디아를 포함한 전 고객사에 양산 공급 중이라고 공식화했다. 이는 그간 협력설 수준에 머물던 엔비디아향 납품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AI 반도체 시장 내 삼성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다. 또한 차세대 6세대 HBM4의 경우 샘플을 요청한 모든 고객사에 출하를 완료했다고 밝혀, 내년 본격 양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DX(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 부문은 매출 48조4000억 원, 영업이익 3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갤럭시 Z 폴드7과 플래그십 스마트폰, 웨어러블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으며,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가 수익성을 뒷받침했다. 다만 TV와 생활가전은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미국 관세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감소했다.
이와 함께 SDC(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8조1000억 원, 영업이익 1조2000억 원을 달성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OLED 패널과 QD-OLED 게이밍 모니터 판매가 늘며 실적이 개선됐다.
하만(Harman)은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와 전장 부문 매출 확대에 힘입어 매출 4조 원, 영업이익 4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그룹 전반의 호실적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3분기 배당으로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1주당 37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총 배당금은 2조4533억 원이며,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0.4%, 우선주 0.6% 수준이다. 배당 기준일은 9월 30일, 지급 예정일은 11월 19일로 확정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총 47조4000억 원 규모의 시설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DS 부문에 40조9000억 원, SDC 부문에 3조3000억 원을 투입해 HBM과 2나노 공정 대응, OLED 라인 보완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한 3분기 누계 기준 역대 최대인 26조9000억 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AI 반도체, 차세대 모바일 기기, 디스플레이 혁신 기술 등 미래 성장 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R&D 집행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확대됐다.
회사는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대응과 주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AI 산업 성장세에 따라 DS·DX 전 부문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DS 부문은 HBM3E와 DDR5 등 AI·서버용 고부가 메모리 판매를 확대하고, 파운드리는 2나노 공정 양산을 본격화한다. DX 부문은 갤럭시 S25와 AI 가전, 프리미엄 TV 등으로 성수기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회사는 또한 2026년을 ‘AI 반도체 도약 원년’으로 규정하며, 미국 테일러 팹의 본격 가동과 HBM4 양산을 병행할 계획이다. HBM4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1c 캐파를 증설하고, DDR5·LPDDR5x·GDDR7 등 AI용 메모리 제품 비중을 늘려 반도체 경기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시대를 이끌 차세대 반도체와 디바이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와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며 “HBM4, 2나노 파운드리, AI 스마트폰 등 핵심 기술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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