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LG화학이 독일의 글로벌 광학 전문기업 자이스(ZEISS)와 손잡고 세계 최초로 차량용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HWD, Holographic Windshield Display) 상용화를 추진한다.
30일 LG화학은 자이스와 포토폴리머 필름(Photopolymer Film)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LG화학은 핵심 소재인 포토폴리머 필름을 공급하고, 자이스는 이를 활용해 홀로그래픽 광학소자(HOE, Holographic Optical Element)를 제작해 자동차 전면 유리에 합착하는 방식으로 HWD를 구현할 계획이다. 양사는 2029년 완성차 OEM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CES 2025 전시장에서 공개한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HWD)’ 시연 장면. 차량 전면 유리창 전체가 투명 디스플레이로 작동해 주행 정보와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화면이 실시간으로 구현되고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그룹]
HWD는 차량의 전면 유리 전체를 투명 디스플레이로 활용해 주행 정보와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표시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계기판 아래 프로젝터로 정보를 한정된 영역에 비춰주는 반사형 구조였다면, HWD는 유리 자체가 화면 역할을 하는 능동형 구조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훨씬 넓은 시야각과 높은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으며, 프로젝터가 필요 없어 디자인 자유도 또한 크게 향상된다. 광학 경로가 단순해져 왜곡이나 이중상 문제가 줄어드는 것도 장점이다.
이번 협력의 핵심인 포토폴리머 필름은 HWD에서 영상을 구현하는 주요 소재다. LG화학이 독자 개발한 실록산계 포토폴리머 필름은 실리콘과 산소로 이루어진 고분자 화합물 기반으로, 기존 제품 대비 광학 효율과 열적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다. LG화학은 고분자 합성, 액상 조성, 정밀 코팅 등 관련 기술에서 15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차량용 고광학소재 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해당 필름은 HWD 외에도 AR HUD, 홀로그래픽 카메라, 항공·우주용 투명 디스플레이 등으로 응용 가능해 향후 산업 전반으로의 확장성도 높게 평가된다. 자이스는 반도체, 의료, 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밀광학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세계 최초로 포토폴리머 필름 기반 HWD의 상용화를 본격화한다.
자이스의 슈테판 회퍼 사업개발 총괄은 “LG화학과의 협력으로 자동차와 다양한 산업 분야에 고품질 광학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혁신적인 기술개발과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이번 협력은 단순한 소재 공급을 넘어 광학 기술 기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라며 “차별화된 광학 소재 기술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디스플레이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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