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SK텔레콤 본사 ‘SKT타워’ 전경. [사진 = SK텔레콤]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SK텔레콤이 대규모 해킹 사태의 여파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급감하며 적자 전환했다. 다만 인공지능(AI) 사업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통신 부진 속에서도 반전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978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조5321억원)보다 12.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84억원으로 90.9% 줄었고, 순손실은 1667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누적 기준(1~9월)으로는 매출 12조7705억원, 영업이익 954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9.2% 감소했다.
이번 실적 부진은 해킹 사태로 인한 고객 보상과 과징금 부과가 겹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영향이 크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7월 위약금 면제, 8월 요금 50% 감면 등을 포함한 ‘고객 감사 패키지’를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통신요금 감면, 데이터 추가 제공, 멤버십 제휴사 할인 등을 포함해 총 5000억원 규모의 보상 비용이 발생했다. 여기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1348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되면서 통신사업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
다만 AI 사업 부문은 반대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향후 실적 반등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했다.
SK텔레콤은 판교 AI 데이터센터 인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임차 지원 사업 수주 효과로 AI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 1498억원, 인공지능 전환(AIX) 관련 매출 5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전체 AI 사업 매출은 35.7% 증가했다.
또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기공하고, 오픈AI와 서남권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 협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협력 체계를 확장하고 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으로 두고 AI 사업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해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통신 부문에서는 5G 가입자가 전분기 대비 24만명 증가한 1726만명을 기록하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도 순증 전환하며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한편 SK텔레콤은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계열사인 SK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주)에 판교 사옥(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264)을 2156억9900만원에 매각하고, 같은 건물을 2025년 11월부터 2030년 11월까지 재임차하기로 했다. 임차기간 동안의 총 거래금액은 477억4700만원으로, 보증금 78억9000만원과 연간 임차료 465억2400만원을 포함한다.
이와 함께 회사는 29일 이사회에서 2025년 3분기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SK텔레콤은 “실적 및 경영환경 변화를 고려한 조치로, 향후 재무여건이 개선되면 주주환원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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