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분기 글로벌 기업용 SSD(eSSD) 상위 5개 업체 매출 및 점유율 현황. 삼성전자가 매출 24억419만달러로 점유율 35.1%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고, SK그룹(SK하이닉스·솔리다임), 마이크론, 일본 키옥시아, 샌디스크가 뒤를 이었다. [자료 = 트렌드포스]


[이코노미 트리뷴 = 이진석 기자] 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가 공개한 2025년 3분기 기업용 SSD(eSSD) 시장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eSSD 시장에서 점유율 35.1%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다.

북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이 AI 서버와 범용 서버를 동시에 증설하면서 eSSD 출하량과 가격이 함께 상승했고, 이 같은 수요 구조가 삼성전자의 매출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트렌드포스 집계 기준 2025년 3분기 글로벌 eSSD 상위 5개 브랜드의 합산 매출은 65억4000만달러(한화 약 9조원)로 전 분기 대비 28.0% 증가했다.

AI 인프라 확대가 기존 학습 중심에서 실시간 추론 영역까지 넓어진 가운데, 일반 클라우드와 기업용 범용 서버 교체 수요까지 겹치면서 서버용 저장장치 수요가 구조적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들어 시장 분위기가 단순한 회복 국면을 넘어 부품 확보 경쟁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NAND 플래시 공급 업체들(기업용 SSD까지 함께 생산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일본 키옥시아 등)이 과거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변동성을 의식해 증산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CSP들(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은 AI 서버 구축 지연을 막기 위해 SSD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4분기 평균 eSSD 계약 가격은 전 분기 대비 25% 이상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왔다.

삼성전자의 3분기 eSSD 매출은 약 24억40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28.6% 증가했다. 점유율도 2분기 34.6%에서 3분기 35.1%로 확대됐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반등 배경으로 인텔 ‘아이스레이크(Ice Lake)’ 플랫폼 기반 범용 서버 수요 회복과 함께 가격과 성능의 균형이 맞춰진 서버용 표준형 SSD를 대량 공급한 점을 꼽았다. 이들 SSD는 하나의 셀에 3비트를 저장하는 TLC(Triple Level Cell) 방식이 적용돼 내구성과 속도,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제품군으로, 대규모 클라우드 서버에 주력으로 사용되는 유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4년 10월 업계 최고 성능·최대 용량의 PC용 SSD ‘PM9E1’을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 = 삼성전자]

SK그룹(SK하이닉스+솔리다임)은 3분기 eSSD 매출이 약 18억60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27.3% 성장하며 2위를 유지했다. 고용량 제품 출하가 완만하게 증가한 가운데 서버용 TLC SSD 수요가 이어지면서 전체 출하량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는 3분기 기준 8.3%포인트로 집계됐다.

마이크론(Micron)은 PCIe 기반 SSD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3분기 매출이 26.3% 증가한 약 9억9100만달러를 기록하며 3위를 유지했다.

일본 업체 키옥시아(Kioxia)는 매출이 30% 이상 급증한 약 9억7800만달러로 주요 업체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키옥시아는 완제품 SSD 판매보다, 클라우드 사업자에 SSD의 핵심 부품인 기업용 NAND 플래시 칩을 직접 공급하고, 클라우드 사업자가 이를 기반으로 자체 사양에 맞춘 SSD를 외주 생산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샌디스크(SanDisk)는 3분기 매출 2억6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eSSD 성장 국면을 AI 서버 확산 이후 본격화되는 저장장치 슈퍼사이클의 초기 구간으로 보고 있다. AI 서버 한 대에는 일반 서버보다 수배 많은 용량의 SSD가 탑재되고, 대규모 데이터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 초당 수십 기가바이트 이상의 데이터 입출력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AI 인프라 투자가 그동안 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중심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실제 데이터를 저장하고 GPU에 실시간으로 공급하는 기업용 SSD 수요도 함께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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