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시성에서 열린 ‘SK케미칼 리사이클 원료 혁신센터(FIC)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JV) 설립 협약식’에서 안재현 SK케미칼 사장(왼쪽 다섯번째), 정재준 SK 산터우 동사장(왼쪽 여섯번째), 장시정 커린러(Kelinle) 사장(왼쪽 첫번째) 등 관계자들이 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SK케미칼]
[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이 중국에 폐플라스틱 전처리 및 원료화 시설을 구축하며 화학적 재활용 밸류체인 완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 폐플라스틱 시장인 중국을 거점으로 원료 소싱부터 소재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된 공급망을 확보해 사업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SK케미칼은 중국 플라스틱 재활용 전문기업 커린러(Kelinle)와 함께 중국 산시성 웨이난시에 폐플라스틱 처리 시설인 ‘리사이클 원료 혁신센터(FIC)’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커린러가 보유한 약 4000평 규모의 유휴 부지에 조성될 FIC는 기존 페트병 중심의 기계적 재활용과 달리 폐이불과 페트병 분쇄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 입자 등을 화학적 재활용 원료로 전환하는 시설로 구축될 예정이다.
초기 재활용 원료 생산 규모는 연 1만6000t이며, 향후 연 3만2000t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원료 조달은 커린러가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맡고, SK케미칼은 전처리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담당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SK케미칼은 화학적 재활용 소재 생산을 넘어 폐플라스틱 소싱까지 직접 확보하는 밸류체인을 중국 현지에서 완성하게 된다. 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는 국내 화학 기업이 폐플라스틱 소싱 설비를 갖춘 법인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케미칼의 순환 재활용 밸류체인(Value Chain) 개요도. 중국 산시성에 구축되는 ‘리사이클 원료 혁신센터(FIC)’에서 폐이불과 미세 플라스틱 등을 선별·전처리해 화학적 재활용 원료로 전환한 뒤, 울산공장과 재활용 혁신센터(RIC)에서 고품질 재생 소재(r-BHET)로 생산해 최종 제품으로 활용하는 전 과정이 도식화돼 있다. [사진 = SK케미칼]
중국은 연간 6000만 톤 이상의 폐플라스틱이 발생하는 세계 최대 플라스틱 소비·폐기물 배출국이다. 2018년 폐플라스틱 수입을 전면 금지한 이후 자국 내 재활용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각·매립되는 물량도 막대한 수준이다. SK케미칼은 이 같은 시장 환경을 활용해 안정적인 원료 수급과 함께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K케미칼은 이번 FIC 설립을 통해 원료 수급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화학적 재활용 소재의 가격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는 재활용이 어려웠던 폐이불을 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폐기물 감축과 자원 순환 확대 효과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현 SK케미칼 사장은 “플라스틱을 다시 원료화하는 해중합부터 소재 생산, 원료 확보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리사이클 밸류체인을 구축하게 됐다”며 “재활용이 어려웠던 폐이불 등을 자원화해 확보한 가격 경쟁력이 재활용 플라스틱의 가격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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