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개발한 차세대 스마트 IC 기판이 적용된 스마트카드 시제품과 IC 칩 모습. 귀금속 도금 없이도 고신뢰 접촉 성능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 = LG이노텍]


[이코노미 트리뷴 = 이진석 기자] 10일 LG이노텍은 기존 대비 탄소 배출을 약 50% 줄이면서도 내구성을 3배 높인 ‘차세대 스마트 IC(Integrated Circuit) 기판’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신용카드, 전자여권, USIM 등 스마트카드에 탑재되는 IC칩용 핵심 부품이다.

스마트 IC 기판은 사용자가 카드를 ATM이나 리더기에 접촉하면 IC칩의 정보를 전기 신호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이 기판은 팔라듐(Pd), 금(Au) 등 귀금속 도금 공정을 거쳐야만 안정적인 신호 전달이 가능했으나, 채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다량 발생하고 원가 부담도 적지 않았다.

LG이노텍은 귀금속 도금 없이도 동일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신소재를 세계 최초로 적용해 이러한 한계를 개선했다. 회사 측은 이번 기술 적용으로 연간 약 850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이는 나무 약 130만 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판 내구성도 기존 대비 약 3배가량 강화돼 잦은 접촉과 장기간 사용 환경에서도 정보 인식 안정성이 크게 개선됐다. 금융·신분증용 카드 특성상 반복 사용에 따른 접촉 신뢰성이 중요한 만큼 실사용 환경에서의 안정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LG이노텍은 11월부터 글로벌 스마트카드 제조 선도 업체에 공급할 제품 양산에 돌입했으며, ‘차세대 스마트 IC 기판’과 관련해 국내 특허 20여 건을 확보하고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특허 등록도 추진 중이다. 특히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이번 친환경 기판을 앞세워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카드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203억 달러에서 2030년 306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며, 연평균 성장률은 8.6%로 예상된다. 듀얼 카드 확산과 아프리카·인도 등 신흥국의 카드 보급 확대가 주요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해당 사업이 ESG 규제 대응과 고신뢰 패키지 기술 축적 측면에서도 전략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일 카드용 부품을 넘어 보안 모듈, 산업·전장용 인증 부품 등으로 적용 영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기술 자산으로의 가치도 주목된다는 설명이다.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은 “차세대 스마트 IC 기판은 고객사의 ESG 요구와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충족하는 제품”이라며 “차별화된 소재·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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