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 [사진=KT]


[이코노미 트리뷴 = 이경철 기자] 국내 이동통신사 2위 KT의 차기 사령탑으로 박윤영(63) 전(前) KT 기업부문장(사장)이 낙점됐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는 16일 박윤영 전 사장과 주형철 전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 등 3명을 심층 면접해 최종 후보로 박 전 사장을 선정했고 이사회는 이를 곧바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박 전 사장은 내년 3월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표를 받으면 정식 대표로 취임한다.

◇ KT에서 30년간 근무하며 DX-B2B 전문가로 자리매김

후추위 이번 대표 선임 과정에 중점을 둔 것은 크게 4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후추위가 눈여겨본 대목은 △기업가치 제고 △대내외 신뢰 확보와 협력적 경영환경 구축 △경영 비전과 변화·혁신 방향 제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이라며 “이러한 기준을 토대로 박 후보를 차기 대표로 내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박 후보가 면접 과정에서 주주·시장과의 약속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실질적 현안 대응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라고 풀이했다.

이사회는 박 후보의 전문성에 크게 기대하는 모습이다.

박 후보는 1992년 한국통신에 입사한 정통 KT 출신으로 KT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을 거쳐 기업부문장(사장)에 오른 B2B 전문가로 알려졌다.

특히 이사회는 박 후보가 KT 사업 경험과 기술 기반의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전환(DX)·기업대기업(B2B)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인물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여진다.

김용헌 KT 이사회 의장은 "박 후보가 새로운 경영 비전 아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대내외 신뢰를 조속히 회복해 이해관계자와 협력 관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소개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 후보가 이번에 세 번째 대표이사 공모에 도전했다”라며 “김영섭 현 대표 선임 당시에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고 구현모 전 대표 선출 당시에도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가 내년 3월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임명되면 KT는 구현모 전 대표 이후 다시 내부 출신 수장 체제가 되는 셈이다.

◇ 해킹 해법과 AI 인프라 첨단화 서둘러야

박 후보가 차기 대표로 내정됐지만 해킹 이슈로 회사 신뢰도가 추락한 것을 회복하고 향후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KT 조직이 많이 흔들린 게 사실”이라며 “설상가상으로 해킹 사고가 잇따르면서 회사 이미지가 많이 퇴색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KT가 외부 인사가 아닌 정통 KT맨을 선택한 데 대해 조직 안정과 실행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선택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그는 “KT맨의 복귀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사라졌지만 향후 KT의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이에 따라 KT는 인공지능(AI) 전환 전략에 따른 우려와 불확실성을 잠재우기 위한 첨단기술 초격차(경쟁업체가 추격할 수 없는 기술 격차)에 속도를 내야 하는 처지”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우려를 잠재우려는 듯 박 후보는 KT 기술 초격차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그는 대표로 취임하면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기반으로 클라우드·AI·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복합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박 후보가 차기 대표로 출범하겠지만 국내 IT(정보기술)업계를 늘 괴롭히는 해킹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AI를 활용한 이상 트래픽 탐지(비정상 통신 자동 감지), 네트워크 실시간 모니터링, 자동 대응 체계 구축 등 첨단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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