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 김용현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 전략형 전기 SUV ‘일렉시오(Elexio)’를 공개했다. 이번 모델은 중국 내 가족 중심 SUV 수요와 빠르게 성장하는 전동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된 첫 전용 전기차다.
현대자동차는 30일 “일렉시오는 중국 고객의 생활 패턴과 선호도를 반영한 현지화 모델로, 글로벌 전동화 전략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렉시오는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직선 위주의 실루엣과 단정한 외관을 채택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화려한 곡선보다 안정감 있는 형태와 균형 잡힌 비율이 고급스러움의 기준으로 인식된다는 점을 고려한 설계다.
내부는 가족 중심 SUV 수요가 높은 현지 시장 특성을 반영해 구성됐다. 27인치 4K 대형 디스플레이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BOSE 오디오 시스템에 더해 현대차 모델 중 처음으로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 음향 기술을 탑재해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강화했다.
또한 다자녀 가구 비중이 높은 중국 시장을 고려해 46곳의 수납공간과 최대 1,540리터까지 확장 가능한 적재공간을 마련했고, 가속과 감속 시 흔들림을 줄이는 ‘패밀리 브레이크 모드’를 적용해 가족 단위 이동 시의 승차감을 개선했다.
일렉시오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88.1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거리 722km(CLTC 기준)를 달성했다. 이는 중국의 주행거리 인증 기준에 맞춰 조정된 수치로, 현지 도로 환경을 고려한 세팅이다. 급속 충전 시 30%에서 80%까지 약 27분이 소요되며, 9개의 에어백과 비상 시 자동으로 돌출되는 도어 핸들 등 안전 사양도 기본 탑재됐다.
또 이번 모델은 현대차와 북경자동차(BAIC)의 합작법인 베이징현대(北京现代)에서 생산된다. 베이징현대는 한때 중국 내 주요 완성차 업체 중 하나였으나, 전동화 경쟁이 심화하면서 점유율이 하락한 상태다. 현대차는 일렉시오를 통해 현지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오익균 현대자동차 중국권역본부 부사장은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In China, For China, To Global’ 전략의 첫 모델을 선보이게 됐다”며 “현지 시장 특성에 맞춘 기술과 품질로 중국 전동화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가격대 기준으로는 BYD ‘송(宋) PLUS EV’, 테슬라 ‘모델 Y’ 등 중형 전기 SUV가 경쟁 모델로 거론된다. 일렉시오는 이들보다 가격이 낮지만, 주행거리와 내부 사양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현지 판매 가격은 약 13만~15만 위안(한화 약 2,500만~2,8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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