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 이진석 기자] 네이버가 네이버 플레이스를 통해 동물병원 업종에 ‘실시간 예약’ 검색 필터를 도입하며 반려동물 의료 영역에서도 플랫폼 기반 예약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용자는 ‘지역명+동물병원’ 또는 ‘동물병원 네이버예약’으로 검색한 뒤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면 해당 시간대에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한눈에 확인하고 곧바로 예약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식당 업종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실시간 예약 시스템을 동물병원으로 확장한 것으로, 플레이스 상세페이지 홈탭과 예약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검색 단계에서 실제 예약 가능 여부까지 즉시 확인할 수 있어 보호자의 병원 탐색 과정이 대폭 단축된다.
네이버는 이와 함께 동물병원 업종에 ‘진료시간’ 필터도 새롭게 도입했다. △24시간 진료 △주말 진료 △공휴일 진료 조건을 선택해 현재 운영 중인 병원을 빠르게 찾을 수 있으며 ‘24시간 동물병원’ 등 키워드 검색으로도 동일한 정보가 제공된다. 해당 기능은 11일부터 네이버앱·웹과 네이버지도 앱에서 순차 적용된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반려동물 시장이 단순 용품·사료 중심에서 의료·서비스·플랫폼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흐름과 맞물린다.
반려동물 전용 편의점과 무인 펫 매장이 확산되며 오프라인에서도 ‘즉시 소비’ 인프라가 자리잡는 가운데, 이번 네이버 업데이트는 반려동물 의료까지 플랫폼 기반 즉시 서비스 체계로 끌어들이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동물병원은 구조적으로 병원 간 의료 역량 차이가 보호자에게 크게 체감되는 업종으로 꼽힌다.
사람과 달리 동물은 통증이나 증상의 강도를 말로 설명할 수 없어 보호자 진술과 수의사의 관찰·경험에 의존하는 진단 비중이 높다. 또한 치료 효과 역시 즉각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병원별 진료 정확도와 경험 격차가 장기적으로 누적 인식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보호자 입장에서는 ‘지금 문을 연 병원’이라는 접근성뿐 아니라 ‘어디가 잘 보는 병원인가’라는 신뢰 요소가 결정적 기준으로 작용한다.
네이버 플레이스는 예약 이력, 방문 인증, 병원 정보 축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러한 신뢰 판단을 플랫폼 안에서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를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반려동물 시장 자체도 중장기 성장 국면에 있다.
삼정KPMG는 2022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연관 산업 시장 규모를 약 8조5000억원으로 추산했으며 2032년에는 약 2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육 가구 비중 확대와 함께 진료·보험·헬스케어·서비스 소비가 본격화되면서 산업 구조 자체가 고도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동물병원 예약까지 플랫폼 경쟁 체제로 들어가면서 보호자 선택 권한이 강화되는 동시에 병원 간 서비스·의료 경쟁도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려동물 의료 역시 더 이상 개별 병원 중심 시장이 아닌, 플랫폼 중심의 생활 인프라 경쟁 구도로 전환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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