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전동화 전용 모델 ‘더 기아 PV5’ 카고. [사진 = 기아]

[이코노미 트리뷴 = 이진석 기자] 기아의 첫 전동화 전용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더 기아 PV5’가 영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상용차 어워즈를 잇따라 석권하며 전기 경상용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상용차 전문 매체 ‘왓 밴(What Van?)’이 주관한 ‘2026 왓 밴 어워즈’에서 PV5 카고 모델이 ‘올해의 밴’과 ‘올해의 콤팩트 밴’ 2관왕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PV5는 지난해 같은 시상식에서 ‘주목할 모델’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왓 밴 어워즈는 영국 전역의 경상용차(LCV)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주행 성능과 실사용성, 경제성 등을 종합 평가해 수상작을 결정하는 상이다.

PV5는 지난달 실시된 왓 밴 리뷰에서 안정적인 승차감과 정밀한 핸들링, 우수한 정숙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평점 10점 만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왓 밴이 평가한 전기 경상용차 가운데 유일한 최고점이다.

왓 밴 편집장 제임스 댈러스는 “PV5 카고는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된 전기 밴으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설계와 뛰어난 주행가능거리로 단숨에 동급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기아 전동화 전용 모델 ‘더 기아 PV5’. [사진 = 기아]


PV5가 해외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는 배경에는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깔려 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도심 내 디젤 상용차 운행을 제한하는 전동화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택배와 라스트마일 배송, 도심 서비스 차량을 대체할 실전형 전기 밴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전기 밴들이 주행거리, 적재 성능, 가격 경쟁력 중 하나 이상에서 한계를 드러내 온 반면, PV5는 전동화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긴 주행거리와 실사용 적재 성능, 승용차에 가까운 승차감,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컨셉용 전기차가 아니라 바로 영업 현장에 투입 가능한 완성형 전기 밴이라는 점이 PV5가 주목받는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상 흐름은 영국에만 그치지 않는다.

PV5는 지난달 19일 상용차 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히는 ‘2026 세계 올해의 밴(International Van of the Year)’에도 선정됐다.

한국 브랜드 최초이자 아시아 전기 경상용차 최초 수상이라는 기록을 동시에 세웠고, 심사위원 26명 전원 일치로 수상이 결정되며 상품성과 전동화 기술 완성도를 국제적으로 입증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와 함께 PV5 패신저 모델은 영국 유력 자동차 전문 매체 ‘탑기어’가 주관한 ‘2026 탑기어 어워즈’에서 ‘올해의 패밀리카’로 선정되며, 밴 형태의 차량이 해당 부문에 이름을 올리는 이례적인 기록도 남겼다.

기아 전동화 전용 모델 ‘더 기아 PV5’ 카고. [사진 = 기아]


PV5 카고 모델은 최대 적재 상태에서 1회 충전 기준 693.38km를 주행하며 기네스 세계 기록에도 등재됐다.

이는 전기 상용차 부문에서 주행 효율성과 실사용 성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단순한 스펙 경쟁을 넘어 실제 운송 환경에서 ‘하루 업무를 충전 없이 소화할 수 있느냐’라는 상용차 시장의 핵심 과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PV5는 기아의 PBV 전용 전동화 플랫폼 ‘E-GMP.S(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for Service)’를 적용한 중형 PBV 모델로, 물류와 렌터카, 셔틀, 이동형 매장, 푸드트럭 등 다양한 비즈니스 환경에 맞춰 차체 구조를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아는 2027년 PV7, 2029년 PV9을 순차 출시하며 PBV 라인업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PV5는 전기 밴 시장이 요구하던 실사용 성능과 경제성을 동시에 충족한 모델”이라며 “단순한 신차를 넘어 전기 상용차 시장의 기준선 자체를 끌어올린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jinlee@economy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