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트리뷴 = 박민정 기자] 8일 삼양식품은 신제품 ‘삼양1963’이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700만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삼양1963’의 한 달 판매량은 기존 삼양라면(오리지널) 월평균 판매량의 80%를 넘어섰다. 소비자가는 기존 제품 대비 약 1.5배 높은 프리미엄 라인임에도 시장 반응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 ‘삼양1963’이 뭐길래…우지에 담긴 상처와 명예 회복의 서사
‘삼양1963’은 삼양식품이 한국 최초 라면을 출시한 1963년의 제품 콘셉트를 현대적으로 복원한 헤리티지 라면이다. 가장 큰 특징은 1989년 우지 사용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 이후 중단됐던 우지(소기름) 사용을 36년 만에 다시 도입했다는 점이다. 삼양식품은 우지 비중을 크게 높인 ‘골든 블렌드 오일’을 적용해 면의 고소함과 국물의 깊이를 강조했다.
우지 파동은 1989년 삼양라면에 사용된 소기름의 안전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제기되며 언론 보도와 함께 검찰 수사로까지 이어진 사건이다. 이후 정부 조사와 법원 판단을 통해 식용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과 최종 무죄 판결이 내려졌지만, 논란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당시 라면 시장 1위였던 삼양식품은 선두 자리를 내주고 2~3위권으로 밀려나는 큰 타격을 입었다.
삼양식품은 이러한 과거를 딛고 삼양1963을 통해 중장년층에는 원조 라면의 향수를, MZ세대에는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국물 라면의 풍미를 동시에 공략하는 이중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불닭볶음면 중심의 매운 라면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국물 라면이라는 두 번째 성장 축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신제품 발표회에서 “삼양1963은 삼양식품의 창업정신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상징이며, 명예의 복원이자 진심의 귀환”이라며 “60년의 역사 위에서 다음 100년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 성수동 팝업스토어로 오프라인 체험 확대
삼양식품은 온라인 홍보와 함께 오프라인 체험형 마케팅에도 공을 들였다.
회사는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삼양1963’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프리미엄 라면 바 콘셉트의 시식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사전 예약과 현장 예약을 병행한 운영 방식으로 방문객들이 우지 국물의 풍미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팝업스토어에는 1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몰렸고, 온라인 콘텐츠와 크리에이터 협업 영상의 누적 조회수도 수천만 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양식품은 이러한 온·오프라인 접점을 기반으로 삼양1963의 브랜드 인지도를 국물 라면 시장 전반으로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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